예수의 적대자들이 예수를 없앨 음모를 꾸미기 시작할 때 예수께서는 인류구원의 영속적인 기관을 조직할 구상을 계획하고 계셨다. 이 중대한 일을 구상하면서 예수께서는 먼저 기도를 올렸다. 그는 산으로 올라가 밤새 머물면서 하느님 아버지와의 일치 속에서 기도를 올렸다.
성서세계에서 산은 하느님을 만나는 곳이다. 모세는 산에서 하느님한테 백성들을 다스릴 헌법인 십계명을 받아들고 내려왔다. 예수께서도 제자들에게 하느님 나라의 기본교육을 하실 때 산에 올라가셔서 진복팔단의 교훈을 내리셨다. 십자가의 마지막 전날 밤 올리브산에서 뜨거운 기도를 올리실 것이다. 그만큼 제자들에게 사도직을 부여하는 순간은 중요한 일이었다.
아침이 되자 예수는 제자들을 불러 모으시고 12인 사도단을 구성해 주셨다. 그 사명은 세 가지이다 : 언제나 주님과 함께 있을 것, 사람들을 가르칠 것, 그리고 마귀를 쫓아낼 것. 이제부터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사도들이 가까이 있고 백성들이 에워싸 있다. 교회의 기본 틀이 잡힌 것이다.
그 열둘은 다음과 같다. 시몬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야고보와 타대오, 열성파 시몬과 배반자 유다스이다. 이상의 명단은 마태오복음서에 따른 것인데 마르꼬와 루가 그리고 사도행전에 나오는 사도명단에도 늘 베드로를 선두에 놓았고 배반자 유다스를 맨 끝자리에 놓은 것을 알 수 있다. 마태오는 둘씩 묶어서 발표했는데 주님이 제자들을 파견 하면서 둘씩 한조로 하는(마르6、7)조편성을 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그리고 예수님이 제일 먼저 뽑은 네 사람을 맨 먼저 놓았는데 마르꼬복음서는 예수의 측근제자 3명 즉 베드로, 야고보, 요한을 먼저 놓고 안드레아를 네 번째로 돌렸다. 그리고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의 이름이 따른다. 이상의 첫 일곱 사람은 이미 예수께서 그들을 뽑을 때의 순서이고 토마만 언제 부르셨는지 알 수 없다.
마태오복음서만 자기 이름을 토마 뒤에 놓았다. 명단을 4인조로 묶으면 자기 이름이 들어 있는 조는 제2조이고 제3조의 명단과 비교해보면 제3조에서는 맨 끝에 배반자 유다스가 들어있는데 아마도 독자들이 잘 알고 있는 혐오의 대상인물과 과거 혐오의 대상인 세리였던 자기를 맨 끝자리에 놓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제3조는 야고보와 타대오, 시몬과 유다스이다. 이상 12명의 명단을 살펴보면 모두 갈릴래아 사람들이고 유다스만이 유다지방 사람이다.
예수께서 언제 어디서 왜 유다스를 제자로 불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12명이 단체로 다니며 생활할 때에 유다스만이 지방색 관계로 따돌림을 당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실 베드로도 예수님의 재판 때에 갈릴래아 사람이라는 반감표시를 받은 적이 있다.
명단을 보면 각자 신분을 표시하는 말이 붙어 있다. 베드로는 이름이 시몬이고 베드로 즉, 반석이 그의 신분이다. 안드레아는 그의 동생, 야고보는 제베데오의 아들로서 밑의 야고보와 구별하기 위하여 장(長) 야고보 또는 대야고보라고 불린다.
요한은 그의 동생이다. 베드로, 야고보, 요한은 주님의 측근제자로 주님이 중요한 시간을 보낼 때에 늘 같이 있었다. 필립보는 베드로, 안드레아와 같은 고향 벳사이다 출신으로 사도명단에 늘 바르톨로메오와 짝지어 나온다.
바르톨로메오는 톨마이의 아들이란 아라메아 이름으로 요한복음에서는 나타나엘이란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동일인물로 여겨왔다. 톨마이의 아들 나타나엘은 가나지방 사람으로 필립보가 주님께 소개했고 요한복음서에서는 열심하고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제일 먼저 알아본 지적인 형안을 가진 인물이다. 마태오는 알페오의 아들 레위로 신분이 소개되어 있고 그가 세리였다는 것이 복음서에 강조되면서 세리 마태오로 불린다. 그는 예수 생시보다는 부활후 시대에 복음서를 정리하는 등 붓으로 활동한 사도이다.
토마는 쌍동이라는 뜻의 아라메아어로 요한복음서에는 이 말을 그리스어로 번역하여 디디모라고 불렀다.
그는 동료 제자들을 보고 우리도 주님을 따라가 같이 죽자고 했고 부활 후에는 보고야 믿겠다고 한 혈기왕성한 젊은이었다. 두 번째의 야고보는 먼저 번의 야고보와 구별하기 위하여 차(次)야고보 또는 소야고보로 불린다.
소야고보는 요셉이라는 사람과 형제이며 알페오(그리스어로 클레오파스)의 아들들이며 알페오의 아내는 성모 마리아와 함께 십자가 밑에 있던 다른 마리아이다(요한19, 25). 소야고보는 가톨릭 전통신학에서 주님의 형제로 불리던 야고보(마르6, 3 : 갈라1, 19) 이며 예수와는 외사촌간이다. 소야고보는 사도명단에서 타대오와 짝지어져 있고 타대오는 레베오라고도 하며 루가복음서와 사도행전(1, 13)에는「야고보의 유다」라고 쓰여져 있다. 공통번역에서는「야고보의 유다」를 「야고보의 아들 유다」로 번역하였지만 교회전통은 이 표현을「야고보의 형제 유다」라고 하였고 요한복음서에서는「가리옷 사람이 아닌 유다」라고 표현하였다(14, 22).
이 유다는 교부들의 증언에 따르면 유다서(1, 1)에서「예수그리스도의 종이며 야고보의 동생인 나 유다가…」라고 한 그 유다이고 따라서 마르꼬복음서 (6, 3)의 「예수의 형제들」중에 끼어있는 유다이다. 아마도 배반자 유다스와 구별하기 위하여 복음사가들은 유다라 하지 않고 타대오라고 불렀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몬과 유다스가 유다스와 짝 지워진 것은 별 다른 뜻은 없고 두 유다스(유다와 유다스는 원문이 같다)를 한데모아 혼돈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하였고 당시 로마의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배반자 유다스가 아닌 유다를 타대오라고 불렀기 때문이었다. 시몬은 공동번역에서 가나안사람(마태오) 혁명단원(마르꼬, 루가)으로 번역했지만 가나안복지의 그 가나안이 아니고 원문「가나나이오스」는「정렬에 불타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 시몬은 시몬 베드로와 구별하기 위하여 초대교회에서는 소 시몬이라고 하였고 사도시대에는 유다 즉 타대오와 짝지어 전교하였다고 전한다.
이상 12사도의 사도직 수여는 교회의 초석이 되었고 12라는 수는 고유명사화하여 사도께서는 이들을 12인이라는 말로 간단하게 불렀다. 그리고 12명을 뽑은 것은 이스라엘의 12성조들을 상징하면서 앞으로의 하느님나라를 새 이스라엘로 상징하는 숫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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