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당에 관한 신학은 심각한 문제에 부닥치고 있는것 같다. 급변하는 현대사회에 직면하여 사목자와 사회학자간의 의견은 뚜렷한 상위점을 드러내고 있을 뿐 아니라 사목적 입장과 사회학적 입장 사이의 긴장은 본당의 교회론적 재검토를 불가피하게 하고있다.
그리스도의 교회를 현실의 사회에 현존시키는 본당은 오늘에 와서 교회사의 한 시기의 산물이라고 할수있는 종래의 본당제도를 그대로 가지고서는 이 세상에 파견된 하느님의 백성의 사명을 완수하기에는 충분치 못한 것이다. 더욱 미래를 두려움 없이 응시하며 전통에 집착하지 않고 지향적 자세를 취하려는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는 자기이해를 깊이할수록 사목적 전환을 하지 않으면은 안되는 처지에 몰리고 있다.
본당의 미래상을 예견해 보려고 할 때 이 미래상은 오로지 하나의 문제로 집약될수 있다. 즉 교회는 내일의 인간과 내일의 세계와 더불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본당은 특정한 지역과 시대에 놓여있으나 그것은 하느님의 파견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지리적으로 심을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에 존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당은 지역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인간학적인 입장에서 파악되어야 할것 같다. 그리하여 우리는 하느님의 백성의 집단이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여 미래사회를 선취하면서 오늘에 사는 신앙생활의 장(곳)을 형성토록 본당제도를 연구검토하여야 한다.
一. 사회변동과 본당
①현대사회와 교회법상의 본당
오늘의 한국사회의 특징은 생산의 중심이 농업에서 공업으로 옮겨 가면서 산업사회를 형성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농경사회로부터 산업사회에의 이행은 기계제공업의 도입과 그 확대적 발전으로 공업화의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한편으로는 기술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공업화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한국경제는 경제산업의 구조와 규모의 급격한 진보와 변화를 일으키는 동시에 사회구조의 변혁을 초래케하여 대중화현상과 정보혁명을 隨件한 도시화현상을 빚어내고 있다. 그 뿐아니라 구조적 사회변동은 모든사람의 생활양식과 의식구조의 변모를 가져오게 하므로써 전통사회를 무너뜨리고 가치관을 동요케 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구조적현상은 필연적으로 조직제도로서의 교회체제개혁을 요청케 한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 가톨릭교회는 현행교회법에 의거하여 전통적입장을 고지하면서 봉건사회의 단일사회구조하에서 역사적으로 구성된 본당제도를 유지하는데 급급한것 같다. 현행 교회법전 제216조에 따르면 각교구는 그 지구를 지역으로 분할하여 본당을 설정하고 그 본당의 구성은 ㉮일정한 지역 ㉯그 지역내의 신자주민 ㉰신자의 모임의 장소로서의 본당인 성당 ㉱본당구민의 사목을 담당하는 임명된 주임사제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특히 주임사제를 제451조에서 본당에 대한 존유권의 향유가 부여된 사제라고 정의하고 또 주임사제의 전례상의 여러 권리및 사목상의 제의무에 대해서도 제462조에서 제470조에 걸쳐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률적 규정은 본당을 하느님의 백성의 현실인 그리스도에 있어서의 일치의 신비적 공동체라고 하기보다 지상적 경계에 의해 명백히 규정된 공동사회로서 성직자에게 주어진 영역으로 되게끔하여 주임사제가 독선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므로써 교회의 가시적 측면이 강조되는 동시에 교회는 사회학적 존재로서 조직되어 법적으로 규정되어 왔다.
그 반면에 미신자에 대한 포교의 의무에 관해서는 제1350조에서 단지『지역재치권자와 주임사제는 각각자기의 주교구와 본당내에 거주하는 미신자를 주님으로부터 각자에게 위탁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한 말로 표현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와같이 현행교회법의 지역적 본당체제의 설립 기본정신은 어디까지나 그 지역에 정착하고 있는 신도의 사목을 위한 것이지 결코 포교를 주요목표로 삼고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더욱이 신자가 절대소수파인 한국에 있어서는 포교를 목표로 삼는 본당체제를 강구해야 할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본당이 포교를 위한 역할을 못했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오늘의 한국사회는 다원화된 복합사회이므로 현행 교회법전을 編算할 당시의 지역적 단일사회 구조하에 주거권과 직업권이 동일한 생활권으로 직결되었던 서구 봉건사회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행교회법상의 본당이 서구사회가 아닌 한국의 인간사회의 중심구조에 救援力을 가지고 존재할수 있겠는가를 재고려할 여지가 없을까. <계속>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