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되는 공동선
현대 세계에 있어 인간관계는 다양하고 있다. 사회생활에 있어 상호 의존도가 날로 긴밀하고 세계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인류사회의 공동선은 인류사회 전체에 있어 권리와 의무를 내포하게 된다.
따라서 어느 집단은 다른 집단 간에 있어서의 필요와 요구가 고려되어야 하며 인류 전체의 공동선까지 생각하여야 한다. 이러한 고려는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으로 가져야 할 필요한 모든 것은 인간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자각에서 출발한다.
물론 인간 개인의 능력은 다르나 인간의 기본권인 건강을 위시한 의식주 등 모든 생활에 있어 인간은 자유와 평등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복지 향상이 목표
그러므로 사회 발전은 모든 인간의 복지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모든 인간에 대한 존경은 우리의 이웃을『또 하나의 자신』이라고 생각하여야 하며 모든 부우한 사람들이 인간답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수단을 강구하여야 한다. 사회에 있어서의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모든 행위는 창조주에 대한 모독이다.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을 보장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인간의 기본권이며 인간의 생활을 풍만하게 하여 주는 건강에 대한 종교적 개념은 의료의 숭고한 사명이다.
■의료는 자선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교회에서의 의료사업은 가난과 질병과 기타 모든 부행을 없애기 위한 사회 복지의 의료정신으로서 그리스도의 사랑의 정신에 그 바탕을 두고 발전하여 왔다.
그러나 교회에서 말하는 의료사업은 일부 낙오된 불우한 사람들에 대한 자선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의 지체라는 인간 공동체에 입각한 공동선의 노력으로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현재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
질병과 빈곤은 그 사회적 요인과 직결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많은 질병이 있으며 의료의 시설과 요원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의료와 사회 제도의 미비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사랑의 정신의 결핍으로서 이를 활용도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에 있어 의학교육이나 의료사업은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의 질병을 대상으로 하여 왔고 그 환자가 속하여 있는 가정이나 사회에 대하여는 아무런 고려를 하지 않았다. 따라서 질병의 근본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이 없는데 소극적이며 고식적인 의료가 되풀이되어 왔다. 예컨대 오염된 우물물을 음료하고 있는 주민들에 있어 우물의 개량과 물의 소독 없이 여기서 발병된 환자에 대한 그것도 치료비를 부담할 수 있는 환자에 대하여 진료하는 데만 전심하였던 것이다. 밑 빠진 솥에 물 붓기였던 것이다. 이러한 의학교육과 의료사업에 대하여 현재 의학계에서는 신랄한 비판과 반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병원 속에 갇힌 의료
교회의 의료사업도 병원 속에 있어 극히 제한된 사람들에 대한 자선 진료에 만족할 시기는 지났다. 자선의 정신은 귀중하나 잘못된 자선의 활동은 의타심을 조장하기 쉽다.
자기 마을의 불행과 질병을 자발적으로 없애기 위한 공동선의 노력을 도와줄 수 있는 의료의 활동이 요망된다.
인간 공동체의 활동은 교회와 사회의 상호관계의 기초가 된다. 교회는 사회와 더불어 존재하고 살며 활동한다. 교회에 맡겨진 고유의 사명은 정치와 경제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교회의 사명은 인간 공동체에 이바지할 수 있는 벗이 되어야 하고 때와 장소에 따라 필요하면 힘으로써 사회활동을 일으킬 수 있고 또 반드시 일으켜야 한다.
■의료 통한 사목활동
교회는 의료에 있어서도 사목적 활동을 할 수 있는-과거에 있어서의 자선 진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사회 모든 사람들에게 총괄적인 의료의 혜택을 줄 수 있고 질병의 요인이 되는 사회악의 요소를 제거하는 근본 대상을 세울 수 있는-방법을 연구하고 이의 실천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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