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들에겐 쉴 곳이 많은 듯하지만 막상 몸과 마음을 조용히 잠재우며 명상에 잠길 만한 곳은 찾기 힘든다. 거리마다 즐비한 호텔 다방 술집 각종 유흥장은 쾌락을 쫓는 육신의 휴식처일 뿐 차분한 대화 속에 마음을 살찌우며 기계문명 속에 상실되어 가는 인간을 되찾으려는 사람들은 갈 곳이 없다. 더욱이 하느님과의 대화 속에 삶의 이상(理想)을 찾으려는 신앙인들에 있어서는….
서울 장충동 파출소 맞은편 고급 주택가 한복판에 보기 드물게 넓고 조용한 정원을 안고 지난 3월 22일 문을 연 「분도회관」은 바쁜 현대인들의 마음의 안식처로서 사명을 지니고 서울에 세워진 첫「피정의 집」.
▲시설
베네딕또 수도회가 10여년 전부터 서울 연락소 겸 신학생 기숙사로 써오던 구옥(舊屋)을 헐고 지하 1층 지상 4층의 아담한 건물을 완성한 것이 지난 3월 22일, 이 안에는 150명 수용의 대강당을 비롯, 20명 수용소 회의실 2실과 객실(독방) 12실과 성당ㆍ식당 등이 규모 있게 배치되어 있다. 수용 능력은 40명, 앞으로 시설을 확장, 1백 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운영
개관 날 베네딕또 수도회 이동호(李東縞) 아빠스가 말했듯이「분도회관」은 하느님과의 대화를 통해 삶의 의의를 찾고 현대 기계문명 속에 상실되어 가는 인간을 되찾으려는 모든 사람들을 환영한다.
신자들의「그룹」 피정은 물론 교회 단체들의 크고 작은 모임, 세미나, 특히 지성인 대학생들을 위한 대화의 장소로서 나아가 교회 정신에 벗어나지 않는 한 일반 사회단체 모임에도 문을 열고 있다.
『주말을 이용한 개인 피정도 원칙으론 환영합니다만 한 사람을 위해 따로 식사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가능한 4~5인 정도의 그룹 피정을 환영합니다』관장 김영근 (베다) 신부는 많은 개인 피정 신청을 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지만 그러나 꼭 원하는 사람에겐 허락하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 신자들의 약혼, 결혼식에도 쾌히 응하고 있는데 조용하고 신앙적인 분위기를 원하는 약혼ㆍ결혼식이 각각 한 번 있었다. 앞으로도 권장할 방침.
▲경비
대강당 3시간 사용료가 5천 원, 3시간 이상은 시간당 5백 원이며 하루 사용료는 1만 원, 소회의실은 3시간까지 2천 원이고 시간당 3백 원 하루 사용료는 5천 원이다.
숙식의 경우 독방이 8백 원, 2인이 사용할 경우 1천 원, 식사는 2백 원에서 5백 원(1식)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이용 현황
서울 지방에 마땅한 시설이 없었던 관계로 개관하자마자 각종 모임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개월 간 기록된 모임만 30회가 넘고 이밖에 그룹피정 등을 합하면 매일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그것은 첫째 교통이 편리하고 분위기가 의외로 좋으며 서울 치고는 경비가 헐하기 때문이라고 관장 김영근 신부는 풀이한다.
▲자체 프로그램
그간 경험을 토대로 6월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종교음악 감상회」를 시작했고「그레고리안 애호가협회」를 만들어 매월 그레고리안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9월부터는「신자들을 위한 날」과「대학생을 위한 날」을 두어 고백성사와 신앙상담 및 카운셀링도 할 계획이다. 도서실은 가톨릭 작가들의 원고 집필에 도움이 되도록 개방하고 있는데 장서를 늘려 본격적인「종교 도서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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