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회 교회사연구발표회가 6월 24일 한국교회사연구소에서 열렸다.
이날 주제 강연에 나선 숙대 이인복 교수는「한국문학에 나타난 가톨리시즘」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인복 교수는 강연을 통해 가톨릭문학의 개념정의와 함께 가톨릭문학의 이정표 마련의 계기를 마련했다.
다음은 이 교수의 발표내용을 요약ㆍ정리한 것이다.
엄밀한 의미의 가톨릭문학은 가톨릭주제내용에 문학적 형식미를 갖춘 것이다. 단순히 가톨릭신자가 쓴 글이라거나 교리신앙적 표현이 삽입됐다 해서 가톨릭문학으로 볼 수는 없다.
또 일반문학이 쾌락과 재미를 추구한다면 가톨릭문학은 진리를 인식하는 차원, 진일보해 하느님의 구원과 구속, 해방에 이르는 힘을 주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가톨릭문학은 치유의 투병기적 요소를 지녀야 한다.
즉, 문학작품이 나와 이웃생명이 진화되는 힘, 영혼개전의 힘, 실천적 힘이 작품에 있어 인간의 영성, 정신, 육체의 치유기능을 완수할 때 가톨릭문학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본고에서는 많은 가톨릭 문인중 정지용ㆍ최민순ㆍ구상 세시인의 시작품을 중심으로 그들의 시에 나타난 하느님의 모습과 세시인의 문학적 차이 등을 언급해보기로 한다.
정지용은 「외경의 해상이신 하느님」을 시적영상에 담았다. 정지용의 1백40여 편의 시작품 가운데 직접적으로 신앙과 관련된 시는 10여 편 내외이다.
정지용의 종교시는 인간존재의 숙명적 비극을 깨닫는데서 시작되며 인간적 한계의 식을 신앙의 차원에서 극복하려는 의지가 시에 담겨있기도 하다.
또 정지용의 종교시는 화자 「나」가 신앙의 대상인 「그」를 어떻게 수용하는가의 관점에서 시에 종교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지용은 하느님께 향한 경건한 기도와 감사, 성모에 대한 신심을 형상화한 가톨릭시인이라 할 수 있다.
한국가톨릭의 첫 사제시인이고 뛰어난 영성신학자였던 최민순 신부는 하느님의 존재를「사모의 대상」인「님」으로 표상하고 있다.
최민순 신부의 시는 내면세계의 충일한 신앙적열정과 하느님에의 그리움을 소박한 기도의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최신부의 유시(遺詩)인 「받으시옵소서」는 완덕을 지향하고 실천했던 최민순 신부의 희생적 봉헌과 청빈의 열성이 담긴 완벽한 봉헌의 시이다.
한편 시속에 사상적 요소를 많이 담는 구상은 작품에서 투철한 신앙으로 자신의 삶을 그리스도의 삶과 일치시키고 있는데 이는 하느님의 존재를 「모방의 대상」으로 파악하는데서 온다.
구상은 하느님을 향한 인지와 이웃에 대한 사랑을 추구하는데 정지용이 하느님의 실체를 추상적 존재로, 최민순이 개인적 사모의 님으로 하느님을 파악한 반면 구상은 현실적, 구체적 존재로 하느님을 파악하고 있다. 그러므로 구상에게 있어 예수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그분을 본받는 일이며 나아가 인류구속사업에 동참함이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우리는 정지용이 파악한 「천상의 하느님」과 최민순이 파악한「 나의님」이, 구상에 이르러 「천상과 나」를 연결하는 예수 그리스도화(化)함으로써 영원 초월적인 실재내용을 가시적 예술형식으로 표현하는 가톨릭문학의 완미가 구상의 시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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