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엄격했던 신학교시절을 회고해 보면 그처럼 엄격일변도의 교육이 필요했을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 당시는 우리나라에서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려가며 천자문을 가르치던 때였다.
신학교를 떠나기 싫어 눈물을 흘리면서 많은 순진하고 착한 친구들이 보따리를 싸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안타깝기만 하다.
하루 오전오후 4시간수업에 복습시간은 1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재주가 부족한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내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정해진 시간외에 공부를 하게 되면 교칙위반이었다. 학생들이 아무리 공부를 하고 싶어도 정해진 시간외에는 따로 공부를 할수 없었다. 참으로 딱한 일이었다. 요즈음 신학교에서는 자퇴자나 혹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신부가 될수 있으니 천만다행이다. 엄격한 규율에 대한 부작용이랄까?
학구열에 불타는 학생들 사이에는 소위 도둑공부가 성행하였다. 시험 때면 몰래 숨어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사회지식이나 어학을 몰래 공부하는 학생도 있었다. 작고하신 그 유명한 학자였던 최민순 신부님도 그 당시 도둑공부로 유명했다.
신학교에서 독서나 기도를 위한 시간은 충분히 할애해주었는데 늘 기도하고 일평생 공부하고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신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일차적인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이것이 사제생활의 탈선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했기 때문일 것 같다. 나는 주로 일본문학을 공부했다.
「선거」라는 말조차 없을 그 당시에 나는 학교당국으로 부터 급장직을 받아 급장직을 수행하던 중 내가 맡고 있던 학급에서 매우 난처한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이렇게 엄격한 학교방침에 적응을 잘못한 신학생이 흔히 말하는 신경쇠약증에 걸려 심한 두통을 앓게 되었고 나는 학생들과 학교당국 사이에서 무척 많은 고민을 했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두통에 걸린 신학생은 이때부터 두통으로 고생, 50여 년 동안 늘 두통에 시달려 왔다.
여기서 내가 체험하고 느낀 대로 내 나름대로의 지도자론을 펼쳐 보고자한다.
어떤 단체의 지도자는『내가 표양을 주노니 내가 행함같이 너희도 행하여라』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피지도자들에게 첫째 행동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자신은 행하지 않으면서 부하에게만 잘하라고 야단치고 큰 소리를 쳐 보았자『말만한고 행하지 않는다』고 비웃을 것이다. 자신은 행하지 않으면서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정말 염치없는 일이다.
예수님께서는『평화가 너희와 함께』『내가 너희에게 평화를 준다. 그러나 세속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내가 여기 있으니 겁내지 마라』『너희 마음이 산란치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내가 세상 끝날 때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노라』이렇게 늘 마음의 평화를 당부하시고 겁이나 두려움도 없이 마음에 항상 평화를 품고 위로자를 기다리며 살아가라고 신신 당부하셨다.
지도자가 늘 부하들을 나무라거나 겁이나 주면 불평불만만 사게 된다. 이렇게 행동하게 되면 절대로 올바른 지도를 할 수 없게 된다.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복음적 평화적 지도원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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