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동경해온 바다가 보이는 교정, 창문만 열어도 호수 같은 합포만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곳, 훌륭한 시설, 깨끗한 환경, 충실한 정서교육, 성실한 교수, 애교심 강한 학생들로 찬 여성교육의 전당』등등…. 성지 안팎에서 성지를 칭송하는 말들은 수없이 많다. 그래서『며느리를 구하려면 성지를…』하는가 보다.
마산시 월동 206에 자리잡은 성지여자중고등학교(교장ㆍ최계주 수녀)는 1910년 9월 프랑스인 문제만 신부가 사립성지학교를 설립한 데서부터 역사가 시작된다.
환갑이 넘도록 7번의 교장이 바뀌는 동안 성지는 남도 마산의 사립의 명문으로 성장, 현재 35개 교실과 1개의 대강당 및 각종 특수 교실 49개에 6천1백35평의 부지에 연건평 8백70평의 거대한 학교 시설에서 중학교 17학급 1천64명과 고등학교 18학급 1천1백9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60여명의 교사들은 가톨릭적인 교육 이념에 따라「예의를 지키자. 부지런히 일하자. 서로 돕자」는 교훈대로 성지의 여학생들을 참으로 여성다운 여성으로 키우는 데 열성을 쏟고 있다.「명랑하게 공부하는 학원 건설」을 경영 방침으로 삼고 있다는 최 교장수녀는『부지런히 공부하여 굳센 생활력을 기르는 여학생, 올바른 마음과 예절을 지키며 서로 돕는 여학생, 내 나라 내 겨레를 행동으로 사랑하는 여학생, 과학과 기술을 습득하여 전력 증강에 이바지하는 여학생』으로 키우는 것이 교육 목표라고 설명한다.
학교 시설이나 학생들의 질적 면에 있어 경남 최고로 공인받고 있는 성지는 감수성이 빠른 여학생들의 예의와 정서교육을 무엇보다 중요시하고 있어『며느리감은 성지에서』라는 말이 결코 과장된 말은 아니다.『선생님들도 열심이지만 학교의 자연환경이 교육적 분위기를 잘 조성하고 있다』는 자랑처럼 높은 산 중턱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푸른 물결의 남해 바다가 잔잔한 호수와 같이 내려다보여 꿈 많은 여학생에게는 일생을 두고 학창시절의 추억을 잊지 못하게 한다. 이 학교에서는「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어느 교실에서나 바다를 볼 수 있도록 전망을 막는 건물은 짓지 않는다.
1963년에「팀」창설, 65년부터 전국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한 배드민턴 선수단은 8년 간 왕좌를 지켜오고 있다.
배드민턴 한국협회가 1958년에 창설되면서 이 운동이 보급되기 시작했으니까 초창기부터 성지는 한국 배드민턴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보겠다.
간편한 용구로 장소의 제한을 받지 않고 실내 경기도 가능하며 특히 여성적인 운동이란 점에서 장려해 왔다는 성지의 배드민턴은 처음부터 임동명 교사(37)가 지도해 왔다.
지금까지 1백20연승을 거두는 동안 많은 우수 선수를 배출해 왔는데 그 중 71년도「자카르타」제3회 아시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윤임순 선수를 비롯, 국가대표 선수만도 12명 정도나 배출하여 명실공히 한국 배드민턴은 성지가 대표해 오고 있다.『우승컵이 이젠 크게 신기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정도로 성지의 자랑은 비단 배드민턴뿐이 아니다.
여성으로서의 정서교육을 중시하는 학교답게 음악교육에도 역점을 두어 매월「이달의 노래」를 선정, 모든 학생들에게 건전한 노래를 보급하며 교내 합창대회 음악조회 등을 가져 70년도에는「경상남도 음악교육 시범학교」로 지정 받고 표창도 받았다. 음악조회는 음악으로 시작하여 음악으로 끝난다. 여러 말의 긴 잔소리보다 학생들에게는 훨씬 효과적이고 멋있는 조회라고 대환영을 받고 있다.
71년도에는 가톨릭 학교로는 유일하게 문교부로부터「전국 지진아 연구 대상 학교」로 지정 받아 많은 성과를 얻기도 한 성지는 학력 수준에서도 굉장한 발전을 보여 예비고사 성적이 경남 정상급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가사실 재봉실 타자실 등에서 실기를 익히는 성지 여학생들은 71년 10월 서울서 있은「전국 여자고등학교 가정과 이론 및 실기대회」에 경남 대표로 출전, 조리부에서 최우수상을 획득하기도 했다. 시청각실은 녹음기 환등기 영사기 등의 기재를 충분히 갖추고 있어 영어나 불어 등 외 국어시간에는 언제나 녹음기를 이용한 입체적인 수업을 하고 있다.
마산교구의 외동딸로 관심과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는 이 학교의 또 하나의 자랑은 본관과 신관을 잇는 통로 벽의 높이 2m, 길이 40m의 거대한 조각.「장날의 여인들」이란 이름의 이 작품은 이 학교 미술과 윤병석 교사가 1969년에 제작했다. 이 조각에는 장날의 풍경이 담겨져 있는데 갖가지 모습을 한 2백여 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있다.
물건을 바구니에 담아 들고 있는 여자, 머리에 이고 가는 여인, 수레를 끌고 가는 사람, 아이들을 손잡고 장보러 가는 아주머니, 주인을 따라가는 개 등등…. 20만 원의 경비를 들인 이 작품에는「김국배 여사가 그의 옛 친구와 이 학교를 위해 기증」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