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 받고 있는 인류
많은 지역의 젊은이들은 단지 이상주의를 표방하고 정열의 불꽃을 튀기며 옳은 일(正義)에 주리고 참된 것을 목말라 하는 정도로 그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지역의 젊은이들은 열광적으로 극렬주의자들의 이데올로기에 물들어 도시와 농촌에서의「게릴라」활동을 획책하고 있다.
이 세계의 어떤 구석에서는 아직도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 평온이 불정한 수단에 의거하고 있는 경우, 말하자면 독소를 만들어내는 수렁의 고요일 경우, 이 기만적인 평온은 확실히 문제거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유발한다. 우리는 두려움 없이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말한다. 불정은 억압된 자들이나 혹은 보다 공정하고 인간적인 세계를 건설하기로 결심한 젊은이들의 폭동을 야기시킨다고.
(3)억압 다음 오는 것
불정ㆍ불의에 대한 항의가 위두로 진출할 때, 그러니까 폭력 제2호가 폭력 제1호에 항거하려고 할 때 정부 당국은 강경책을 써서라도 국가 질서를 유지하거나 혹은 회복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폭력 제3호이다.
가끔 이 폭력은 더욱 발전하여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도 있다.
즉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할지도 모르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정신적 및 육체적 고문을 할 수도 있다는 권력 논리를 내세우고 그 고문으로 빼앗아낸 정보가 마치 최소한의 신임이라도 얻는 데 도움이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선진국가에서도 후진국가에서 사용되는 수법인 고문에 항의하는 소리가 들려오곤 한다. 그 항의의 의도는 매우 훌륭하고 실상 유익한 성과를 거두는 수도 가끔 있다. 그 항의는 정부 당국에 도덕적인 압력을 가하여 민권을 수호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정부나 세상 사람들의 눈에 전제적이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정부로 비치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선진국이든 억압된 사람들 혹은 불정ㆍ불의에 항의하는 젊은이들의 항의 소동이 확대되고 공포 분위기가 감돌게 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폭력을 쓸 수밖에 없으리라는 환상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부유한 선진국가들에서도 어떤 대학들은-젊은이들이 무궤도한 항의 소동(건물점거 방화 유혈폭거 등)을 이유로-정부에 요구하여 특별한 권한을 부여 받고 있다는 것이 사실일까?…경우에 따라서는 총장이 직접 비상사태를 선언할 수도 있다고 하니 말이다.
그런데 심리학가들과 사회학자들과 교육자들은 젊은 학생들의 그 신랄함과 날로 심해가는 반항, 또 그들의 자폭자기하는 성향을 왜 일찌기 예견하지 못했단 말인가?
우리는 젊은이들의 불안 안에 깃들인 참되고 올바른 모든 요소를 찾아낼 수 있는 용기를 갖는다면 그 폭발을 예견하여 다른 방향으로 돌림으로써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힘을 직업보도에 이용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없을까?
교육에 있어서 권력과 폭력에 의존한다는 것은 참으로 좋지 않은 표양이다. 항의 소동이 내일 모든 국민들 간에 파급될 때에 바로 그런 대학의 학생들이 앞장을 설 것이기 때문이다.
심리전-극좌파나 극우파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부들도 국민의 항의가 어떻게 점차 높아지는지를 알고 곧잘 이용하는 심리전은 거리낌 없이 과학적으로 조종된다. 그것은 옛날의 이단심문과도 같다. 단 핵시대와 우주여행의 기술을 마음대로 구사하는 이단 심문이다.
우리는 과거를 돌이켜보고 또 이따금 본보기가 될 만한 몇몇 대표적 사건들을 상기하면서 폭력 제3호 즉 국가의 질서와 민족의 안전과 자유 세계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가해지는 정부의 압력이 결코 개발도상국가들의 독점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할 수 있는 용기와 성실성을 가지자.
이 세계에는 폭력의 톱니바퀴에 조금도 물려 들어가지 않은 평화로운 나라는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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