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보람인 행복감 내지 환희는 자기 이외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누림으로써만 가능하며 또 그것은 기독교 신앙을 실생활의 저매에 뿌리 깊이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인생의 스승으로 자처한 위대한 영국의 역대 대시인들이 읊어 왔다. 18세기 후반기 영국 시단을 대표하는 로카트 버언즈(1759~1796)는 스코틀란드의 가난한 농가에 태어났지만 천성의 천재 시인이었다. 우리 귀에도 낯익은「올드 랑 싸인」의 애닲은 선률 불구의 명시「오막집의 토요일 저녁」「우리 부친은 농부였노라」등 향토 스코틀란드의 민요를 재생시켜 필부필부들의 심금을 울리게 했고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많은 시장을 노래했다.
나의 부친은「캐릭」국경 지방의 농부였노라/그는 조심스럽게 예의 바르고 질서를 지키도록 기르셨도다/그는 내게 남자답게 행하도록 가르쳤노라 비록 가난할지라도/그 까닭은 정직하고 인간다운 심정 없이는 존경 받을 가치가 없기 때문이었다.
-R. 버언스「우리 부친은 농부였다」1~4-학교 교육도 받지 못했고 어려서부터 부친과 함께 육체를 혹사해야만 연명할 수 있었던 버언즈에게 생명의 환희를 느끼게 해준 것은 바로 이어진 부친의 경건한 신앙심의 실천에 힘입은 바 크다. 로버트를 위시한 7형제의 가장인 이 부친은 비록 일생을 청빈과 역경 속에서 보냈지만 그 진지한 얼굴은 표정이 풍부하고 신앙심이 돈독하고 기독교 교의에 밝았었다. 하루의 고된 농사일이 끝나면 밤마다 울리는 저녁 예배를 주재해서 그 자녀들에게 신앙심을 고취시켰다. 생활과 신앙을 일치시킨 이 부친의 배려로 버언즈는 가난한 인간들에게서도 생활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시심을 찾게 된 것이다.
아마 기독교도의 성경이 그 주제이리라.
어떻게 죄 없는 사람의 피가 죄 있는자를 위해 흘리어졌는가/어떻게 하늘 아래서 둘째번 이름을 가진 그분이/지상에서는 머리 둘 곳이 없었는가/그의 최초의 제자들이 어떻게 성공했는가/어떻게 추방되어 패트모스에 외로이 홀로 계신 그분이/태양 속에 힘찬 천사가 서 계신 모습을 보고/하느님의 엄명으로 선언된 거대한 바비론의 운명을 들으셨는가
이 대목에 이르러 무릎을 꿇고 천상의 영원한 왕을 향해/성도이며 아버지 그리고 남편인 그는 기도드리노라/이렇게 해서 이 가족 모두는 앞날에 함께 만나려는 희망은/「승리한 날개를 타고 활홀하게 오르노라」/그곳에서 항상 영원한 빛을 받고/한숨 짓지 않고 처절한 눈물도 흘리지 않으며/함께 조물주의 찬미를 칭송하고/이 모임보다 더 즐거운 모임을 즐기며/동시에 구원의 시간은 무한계에서 연전하노라.
-R. 버언즈「오막집 토요일 밤」127~144-
명시의 정평 있는 버언즈의 이 시절은 가난의 축복을 노래 부른 것이다. 소박한 스코틀란드의 남녀노소의 가슴 깊이 도사린 향수와 애환을 노래부른 버언즈는 그 생의 고통이 아니라 기아의 그늘 속에 감추어진 생의 환희를 찾아낸 것이다. 토마스 카아라일은 그「영웅숭배논」에서 버언즈는 18세기 중에서 가장 많은 천재를 타고난 영국인이라 단언했다. 그의 시적 천분은 어떤 특수한 재능이 아니라 진리를 표현하고 있는 타고난 힘찬 독창정신의 필연적인 결과라 했다. 예절에 맞는 품위 있는 표현에서 최고의 진리를 말하는 불꽃 튀기는 열변에 이르기까지 모든 천분이 그의 것이라 했다.
버언즈와 가장 대조적인 신비파 시인으로서 그 독특한 시풍으로 동시대의 대표적 시인인 윌리암 불레이크(157)는 장편시「유아의 노래」「경험의 노래」「밀톤」등 독특한 일련의 종교시를 썼다. 장편시「영원의 복음」에서 그는 그의 복음서에 대한 독특한 해석을 거듭 노래했다. 그리스도는 사랑의 법칙에 의한 모이세의 계명은 죄의 용서이며 인간의 상상인 하느님의 왕국을 지상에 건설하려는 데 있다 했다.
인간 오성과 감각의 지도를 따르는 모든 위대한 두뇌들 프란씨스 베이큰도 죤 록크도 또 아이작크 뉴우튼도 불레이크에게는 무신논자들이었다. 그 까닭은 그들의 신앙은 그것만이 오로지 진리의 원천인 영감과 상상력에 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에 대해 불레이크는 심의와 영혼이 몽땅 기독교도였다. 죽음의 문은 황금으로 이루어졌도다/그 문을 인간이 볼 수 없어도 하지만 눈이 감기어지고/사지는 차디차고 창백하게 느러졌을 때/영혼이 눈 뜨도다. 영혼의 부드러운 손바닥 안에/놀랍게도 그 황금의 열쇠를 보나니. 무덤은 천국의 황금의 문이어라.
-불레이크「경험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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