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은 좋은 것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 성은 우리 안에 있는 기묘하고도 창조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때문에 무서운 것이기도 하다. 성의 욕구가 전체적인 인간 가치에서 유린될 때 특히 그 가장 육체적인 면인 생식(生殖)의 욕구가 인간의 전체적인 성에서 분리될 때 모든 것이 미묘하고 사랑스럽게 보여지고 또한 그곳에 뜻밖에 예기치 못한 심각하고도 큰 악이 나타날 수가 있다.
정당한 부부관계 이외의 어떤 정조 남용은 금하게 되어 있고 금한 것을 실현하는 것이 바로 악이며 죄다.
결혼한 부부의 한 쪽이 자기 남편이나 혹은 자기 아내 이외에 다른 사람과의 어떤 부부 행위를 했을 때 또는 그에 준하는 모든 행위를 했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첫째 자기 남편이나 혹은 자기 아내에 대한 불의 불신이며 둘째 당자에 대한 불의이고 셋째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불의가 된다. 또한 만일의 경우 상대자가 기혼일 때는 상대자의 배우자에게도 불의를 범하게 되기 때문에 4가지 큰 죄를 범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상친 간의 죄는 (친척 인척 등) 특별한 죄가 성립된다. 이는 자신은 물론 상대자나 가족 또는 친족에 대한 불의이며 나아가서 조상에 대한 불의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성직자나 수도자에 대한 불의도 모독의 죄가 된다. 이상에 해당되는 죄의 성립 이외에도 남에게 조금이라도 해를 끼치는 모든 행위는 죄가 된다. 비단 육체적인 행위뿐만이 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까지도 죄가 된다. 음란한 생각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가운데 자신도 모르는 죄의 씨앗을 마음 한 모퉁이에 심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범죄행위가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결과는 엄청나게 크다. 순간적인 실수로 인하여 영혼·육신의 순결을 더럽히고 크게 병들게 하고 곤궁과 불명예를 초래케 함은 물론 수치를 당하게 되고 영원한 멸망에 빠지고 만다.
더 나아가서는 혼배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여 인간 사회에 큰 혼란을 일으킬 것이다. 이로 인하여 다른 많은 죄악을 범하며 이 죄악에 사람들을 몰아 넣고 살인을 기도하며 절망과 고뇌에 빠지고 만다. 이런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 정결을 존중해야 하고 지켜야 한다. 정결은 인간을 천사와 비슷하게 하고 특히 그리스도와 성인들의 벗이 되게 하며 내적 행동과 모든 선에 대한 열망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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