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 받고 있는 인류
혹자는 팜플레트 같은 것을 이용하여 캠페인을 벌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팜플레트를 돌린 사람들은 체포되어 투옥되고 고문을 당할 것이며, 또 그것을 인쇄하고 복사한 사람들도 두들겨 맞고 기계는 압류되고 말 것이다.
겨우 제 정신이 들기 시작한 단순한 사람들은 이러한 투옥, 특히 고문을 한다는 소문을 들으면 곧 불안해져, 운동 대열에서 이탈할 것은 명백하다.
교회의 설교단을 이용하면 안 될까? 그러나 그러한 취지의 설교를 하는 성직자들을 대부분의 신자들은 달가와하지 않을 것이다. 신자들은 신부나 목사들이 복음을 전파해야 하는 본연의 사명을 외면하고 정치에 관하여 한다고 못마땅해할 것이다.
완전히 독재적인 풍토에서는 어떤 성직자가 복음을 끌어내어 평화의 선행 조건으로 정의의 구현을 요구한다면 한마디 변명도 하지 못하고 투옥될 것이고 그가 외국 사람이면 추방될 것이 뻔하다.
성직자가 투옥되는 것보다 더 언짢은 일은 정작 그 자신은 감옥에 수감되지 않고 그의 주위에서 복음의 가르침을 충실히 준행하고 있는 활동적인 평신도들이 붙잡혀 감옥에 갇히는 일이다.
이러한 풍토에서는 특히 젊은이들이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힘도 믿을 수 없어 지하로 잠복하여 무력 혁명을 준비하려고 한다는 것을 집권 당국은 어째서 깨닫지 못할까?
이제 우리는 거듭 되풀이해서 말해야 하겠다.
이미 월남에서 아무리 막강한 군대라도 지방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게릴라를 눌러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면 또한 이 세계에서 가장 영웅적인 게릴라라 할지라도 배후서 다른 또 하나의 강대국이 적극적으로 도와 주어야만 적의 막강한 군사력에 대항할 수 있다는 것도 입증되었다. 우리는 착각을 하지 말자. 충실한 발전을 바라는 개발도상 국가들의 희망에 대하여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이나 中共은 자본주의 국가들과 똑같이 냉담하고 무관심한 것이다. 자본주의 국가들은 자유 세계, 사기업의 방어, 전복 음모와 혼돈을 막는 질서 유지를 위해서는 어떤 희생을 해야 한다고 언제나 강조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거기서 생기는 정치적 위신과 경제적 이익을 어디까지나 지키려고 한다. 실상 그들은 막강한 경제력과 국제적「트러스트」의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국가은 냉혹하고 양보를 모르며 어떤 다원주의도 허용하지 않고 변증법적 유물론을 강요하면서 당에 대한 맹종을 요구하며 극우의 파시즘적 독재와 똑같이 전체적으로 불안과 공포 분위기를 끊임없이 조성하는 그런 정권을 세우는 것이다.
간디는 무어라고 말할 것인가? 서상의 상황 그러니까 필자의 기억에 틀림이 없다면 그의 탄생 1백 주년을 갓 넘긴 오늘의 부조리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제3세계에 대하여 그는 무어라고 충고할 것인가? 아마 간디의 교훈은 선진국가들에서 더 많이 거울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바로 선진 국가들에서 구조변동이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난한 나라들도 그 구조를 결코 바꾸지 않을 것이고 또한 인권존중의 기풍이나 자유의 풍토가 절대로 조성되지 않을 것이며 도덕적 압력을 가하려는 캠페인을 벌일 여지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도덕적 압력을 가하는 것은 미지근한 개량주의를 더듬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력혁명이라는 소리를 듣고도 남을 만큼 근본적이고 신속한 변혁을 단행케 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어려운 의문이 생긴다.
대학들, 특히 선진국의 크고 유력한 대학들은 여론의 동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현재 우리는 선진국의 대학을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쾌하고 위험한 반응들을 익히고 알고 있다. 즉 젊은 학생들의 항의, 여기에 더 첨가한다면 방종 악습 그리고 테러를 시작한 데 대처하기 위해 대학 당국은 폭 넓은 책임을 지고 슬기로운 감독자로서의 사명에 상응한 수습책을 강구하지 않고 사법의 절대권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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