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의ㆍ식ㆍ주를 해결하기 위한 물질생활과 진ㆍ선ㆍ미ㆍ성을 동경하고 이를 추구하는 정신생활이 조화될 때에 비로소 값있고 보람있는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가 있다. 이렇게 볼 때 인간생활을 유지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물질를 획득함과 동시 이를 소비하는 모든 활동과 조직, 다시 말하여 경제를 도외시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교회도 신적인 요소 외에 현세에 존재하고 있으므로 인간이 그 구성원이 되는 하나의 경제단위로서 경제를 되외시할 수 없고, 더 나아가서는 영신의 재화를 생산하는 하나의 기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도 하나의 단체로서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재화를 조달하고 지출ㆍ관리하는 계속적이고 실질적인 활동의 총체인 재정활동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현세에 존재하는 하나의 사회적 단위인 교회는 하나의 경제단위가 되고 하나의 영신적 기업이기에 거기에는 필연적으로 조직활동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경영이 필요하게 되고 경영원칙 밑에서의 효과적인 교회 운영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가 기계문명이 고도로 발달된 과학시대임을 누구나 인정한다면 교회도 거기에 뒤떨어지기 않기 위해선 그 제도를 운용함에 있어서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적용해야 할 줄 안다.
종교는 과학을 초월한다는 자만심에서 종교와 과학의 영역을 혼동하여 과학적 수단을 기피하는 경향이 다분히 있고 교회 재정에서도 이런 현상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하루 빨리 교회도 이런 경향을 제거하고 과학적 방법을 그 운영에 도입시켜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할 줄 안다.
그렇다면 교회의 기본단위인 본당을 발전시킴에 있어 재정면에서는 어떻게 과학적 관리법을 도입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현존하는 운영위원회의 효율적인 운영이라 할 수 있겠다. 교회 내의 운영위원회의 현실을 살펴볼 때 첫째로 본당의 최고 경영자인 본당신부가 재정문제를 운영위원회에 완전 위임하고 자기는 재정과는 상관 없다는 식의 사고방식과 둘째로는 운영위원회가 존재하지만 형식적인 예결산번의만 하는 존재상의 가치만을 찾을 수 있는 두 류형으로 크게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이 두 가지 사고방식이 모두 효율적인 경영 원칙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겠다.
첫째 유형에 있어서 본당신부는 본당의 최고경영자로서 교회의 인사 재정 조직을 최종적으로 조정 총제할 의무와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운영위원회에 재정문제를 위임했다 하더라도 최종책임은 최고경영자인 본당신부에게 있는 것이다. 둘째 유형은 첫 유형보다 더 큰 문제로서 단적으로 말하면 본당신부의 원맨 리더십적인 재정 운영방식이라 할 수 있다. 본당 신부가 인사에서 재정 조직 모든 관리를 통괄하는 형식이다.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된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분업과 협동원리에 있다고 본다면 교회는 너무나 이런 원리를 무시한 경영을 지금까지 해온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성무는 본당신부가 집행하고 재정은 평신도 중에 전문가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 완전 위임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재정을 평신도에게 위임시키는 것은 평신도를 교회 운영에 직접 참여시키는 지름길이 되고 본당 살림을 평신도들의 살림살이처럼 알라는 실천적인 교훈이 될 수 있고 그들에게 적극적인 참여의 길을 열어 본당 운영에 협조하는 요인을 만들어 줌으로써 교회의 지출과 직결되는 수입 면에 있어서도 자발적 협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하겠다.
현금 한국 천주교회의 재정면에 있어서 이상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해결된다고 한다면 교회의 재정적 운영에 있어서 좀 더 밝은 전망을 가질 수 있다고 하겠다.
결론적으로 교회가 좀 더 효율적인 재정 관리를 한다면 아직까지도 우리 교회는 타교회에 비해 개척의 여지가 많다고 하겠다. 비근한 예로 교무금을 거두어들이는 데 있어서도 인사 관리면에서의 인간적인 기법을 사용하여 평신도들에게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할 때 지금보다 좀 더 윤척하고 효율적인 재정 운영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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