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밤 7시 서울 국립극장에서 거행된『김진균 가곡 발표회』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자리를 메운 청중들의 열광적 갈채 속에 성대히 끝났다. 또한 다음날인 20일에는 KBS 텔레비를 통해 이번 발표회의 실황이 소개되고 작곡자 김진균 씨와 음악평론가 이상만 씨와의 한국 예술 가곡에 관한 대답이 방영되기도 했다.
현재 계명대학에서 음악사와 음악 미학(美學)을 담당하고 있는 김진균 박사(바오로·47세) 는 시가 지니는 언어의 리듬과 한국적 정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이른바『한국적 예술 가곡』을 지향하는 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김 박사는 이미 제1회· 제4회 서울 음악제에서 가곡 작품으로 참가하여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또한 33곡을 수록한『김진균 가곡집』은 한국 예술 가곡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는 비평가들의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소프라노 박노경·메조 소프라노 이정의·테너 홍충선·바리톤 김부열들의 1급 성악가들에 의해 작곡자의 의도가 유감없이 표현됐다.
또한 이날 피아노 반주를 맡은 강중수·임헌원은 고운 음색(音色)으로 시종 가창과 교감(交感)하는 능숙한 솜씨를 보였다.
프로그램에서 작곡가 자신이 밝혔듯이 김 박사는 예술 가곡을『시가 지니는 언어「리듬」과 정서 내용에 밀착시켜 작곡자의 음악적 개성을 담는 것』이라고 규정 짓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은 작곡자 자신이 6년 동안 오스트리아「비인」대학에서 음악사와 음악 미학을 연구한 데서 얻어진 정통 독일 가곡에 대한 이해를 말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시의 형태와 정서 내용을 바탕으로 한 독일 가곡의 특성을 현대적이면서도 한국적인 풍토 위에서 재현하려는 작곡자의 노력은 바로 어느 음악 비평가가 지적했듯이『예술 가곡의 본가(本家) 독일의로 맨티시즘과 한국적 미디엄이 접목(接木)된 것으로서 앞으로 한국 예술 가곡의 좌표적인 조건을 시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가곡 발표는 대체로 일반 신자들이 널리 3개의 작품적 유형으로 나누어지고 있다.
「또 한 송이의 나의 모란」(金容浩),「가을의 기도」(金頭承) 등에서는 서구 낭만 가곡의 색채가 농후하며「금잔디」(金泰月),「윤사월」(朴木月) 등에서는 소박한 한국적 서정이 담겨져 있다. 또한「문둥이」(徐廷柱),「보리피리」(韓何雲),「墓地頌」(朴斗鎭) 등에 있어서는 현대적이고 한국적인 음악 기법을 바탕으로 한 작곡자의 강렬한 생명의식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3개의 유형은 작곡자 스스로가 밝히고 있듯이 창작을 통한 자기 발견과 자기 표현의 모습이라고 해석되어진다.
음악 작품에 대해『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것으로서 사회적 계몽의 역할을 하는 작품도 필요하지만 대중과 타협 없는 고독한 창조의 길을 걷는 작품행위도 또한 매우 중효한 것』이란 태도를 갖고있는 김박사는『성악가와 청중은 외각가고을 무조건 숭상하는 사대주의적 습성을 버리고 한국 예술 가곡에 대해서도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그는『이러한 일반 대중의 이해력의 향상은 바로 곧 훌륭한 예술 가곡이 생산되는 모체』라고 주장한다.
김진균 박사는 내년 중으로 이미 작곡된 한국적 정서가 짙은 한국의 미사곡을 일반 신자들이 널리 부를 수 있도록 적극적인 보급에 나설 뜻을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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