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때로 습관적이고 별 뜻 없이 사용하는 말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진리를 말해 줄 때가 많다. 도둑질 역시 그렇다. 사람이 어떤 때에 부당하게 처지에 맞지 않게 대우를 받았을 경우 이렇게 말한다.『왜 내가 사람을 죽였나 도둑질을 했나?』하면서 자기의 결백을 주장할 때가 있다. 이런 말들의 내용을 보면 인간 사회의 큰 악으로 드러나는 것은 사람을 죽이거나 도둑질을 하는 것인가 보다. 이것은 하느님의 계명이 아니라 하더라도 사람으로 창조된 인간 근본이 정의로운 곳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반드시 도둑질만이 죄가 아니다. 도둑질을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원천적인 죄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가진 것으로 평생을 쓰고도 주체를 못할 만큼 남는데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 줄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하느님은 만물을 창조하시고 인간에게 그 관리와 균형적인 분배를 원하셨다. 어떻게 들으면 공산주의 이론과 비슷하나 유물주의인 공산주의 주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가톨릭의 재물의 균형적 분배 원리다. 즉 자기 노력으로 정당히 번 것은 자기 개인 소유다. 그러나 공산주의에서는 개인 소유란 이름만 있지 사실은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자기의 개인 소유를 정당히 처분하거나 주는 것은 사랑의 계명이다. 또 여분의 재물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 것은 나쁘다. 물론 분배의 방법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기업자가 고용인들에게 후한 대우를 하거나 일자리 없는 사람들에게 일을 주거나 공공사업에 기부 혹은 자선사업을 하는 것 등이다. 만일 이 분배가 정의롭게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국가나 혹은 국민의 이익을 담당하는 기관은 이것을 정의롭게 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행위에서는 그것이 도둑질이라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즉 극단의 궁핍에 처해 있을 때 궁핍에서 구원될 만큼 만남의 물건을 사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면 죽을 지경을 벗어날 만큼만 남의 것을 먹어도 된다. 그러나 사업에 꼭 필요해서 사업이 성하도록 남의 물건을 빼앗는 것은 안 된다. 하느님의 계명은 어디까지나 인간 생명에 관한 권리는 누구나 어떤 경우라도 동등하다는 것을 말한다. 인간 생존의 권리는 누구에게나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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