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내가 관찰한 미국교회의 심각한 문제는「교회학교」문제인 것 같다. 이곳 본당에도 본당 소속 학교가 있는데 5년전에만 해도 학생들이 1천여 명이나 됐는데 현재는 5백여 명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인즉 옛날에는 교사들이 대부분 수녀 수사들이었는데 요즘음 성소의 감퇴로 말미암아 수도자 교사들이 줄어들고 있으므로 자연 일반 평신자들로 대치해야 하는데 그러자니 그들에게 맞갖은 봉급을 지불해야 하니까 자연적으로 공납금이 인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반 공립학교에서는 완전 무료 교육을 받는데 막대한 희생을 각오하면서 자녀들을 가톨릭학교에 보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서 내가 알기로는 미국 내에서 많은 가톨릭 학교가 문을 닫고 있는 현실이다. 이곳 본당 신부의 두통거리도 언제나 학교문제이다. 본당 재정으로 학교 예산을 메꾸어 가기 위해 별별 노력을 다 한다. 복권놀이 빙고놀음 등등의 연중행사를 통해 자금 조달에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교회 학교의 앞길은 암담하며 오늘날 미국 교회의 정신적 밑바탕이 가톨릭 교육에 있었다면 미국 교회의 장래에 커다란 먹구름을 예상케 하는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
본당 재정 관계를 약간 소개하고자 한다. 이곳 본당에는 아예 교무금 제도가 없고 본당 운영은 주로 주일 헌금으로 충당되고 본당에는 평신도들의 소위 운영위원회가 있어서 1년 예산 결산을 맡고 있지만지 출액을 언제나 본당 신부의「사인」을 통해서 되게 마련이다. 참고로 내가 있었던 본당의 1년 본당 결산서를 소개한다면 다음과 같다.
1972년도 수입금, 주일헌금 19만9백45달라, 특별헌금 6만6백25달라, 교구 보조금 1만2천9백93달라, 주일학교 수입금 5천2백95달라, 기타 6천7백5달라, 이상 통제 27만6천5백63달라, 지출액 학교 보조금 5만7천8백43달라, 주일학교 보조금 1만8천3백95달라, 본교구 주교 1만2천9백93달라, 사무용 물품 구입 6천8백93달라, 사제 식생활비 7천82달라, 은행 이자 2만6천7백96달라, 은행 부채 5만5천 달라, 수녀원 3천31달라, 직원 봉급 3만4천2백54달라, 교구헌남금 2만5천42달라, 보험료3천2백14달라, 유지비 7천7백80달라, 애긍시사 2천3백34달라, 교회 잡지 3천8백52달라, 기타 1만1천7백59달라, 총계 27만6천2백68달라.
이 본당의 특수 건은 학교 강당 신축과 성당 냉방장치 관계로 은행의 부채가 50만 불이 되고 이것을 매년 상관하고 있다. 결산 중 가장 큰 액수가 학교 보조금인 것으로 보아도 학교 운영이 큰 애로의 하나요 이것은 앞날의 미국 교회를 좌우하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끝으로 과거에는 미국에서 프로테스탄트 신자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톨릭으로 개종했는데 근래에 와서는 특히 제2차「바티깐」공의회 이후부터는 개종자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도 우리가 생각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아무튼 거대한 미국에 산재하고 있는 교회 모습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힘들 것이니 내가 3개월간 지냈던 미국의 한 본당 실정만을 소개하는 것으로 끝맺고자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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