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불황 속에 출판계의 일반적 상황이 그러하듯 가톨릭 출판계 역시 예년에 비해 두드러진 활동을 찾아보기 힘들다.
금년 들어 4개 출판사(가톨릭출판사ㆍCCKㆍ분도출판사ㆍ성바오로출판사)에서 나은 신간(新刊) 은 24종으로 예년에 비해 약간 저조한 형편이고 가톨릭출판사의 경우 정기간행물(창조ㆍ소년)에 주력을 두어온 탓도 있지만「빛속에서」1권을 신간으로 내놓고 있다.
출판사별 신간 발행 수를 보면 CCK 7종ㆍ분도출판사 5종ㆍ바오로출판사 9종이고 각 출판사마다 1~3 종류의 재판을 내 대개 전년도 수준을 유지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72년의 출판 경향을 보면 2~3년 동안 활발했던 공의회 관계 서적의 번역물이 고개를 숙이고 대신 일반과 비신자까지도 염두에 둔 교양ㆍ취미들이 숫적으로 우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시간과 재간(再刊)을 통해 이러한 경향이 뚜렷해짐을 볼 수 있는데 성바오로출판사의 경우「참 삶의 길」「성공과 행복의 열쇠」등 교양물이 금년 들어 3판을 기록했고 시간도 이 경향을 좋아 교양물이 대부분이며 가톨릭출판사도「가톨릭 지성인 수상집」「동서의 피안」재판을 내놓았다.
4개 출판사는 대개 초판 2천 부 재판 1천 부 정도를 발간하고 있다. 그러나 가톨릭 출판계가 양(量) 면에서 큰 수확은 거두지 못했다 해도 정기간행물과 출판 협력 관계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음은 사실이다.
우선 지난 6월에 발족한「가톨릭출판협회」는 4개사가 공동 참여한 가운데 가톨릭 출판사업의 건전한 발전과 출판문화의 사명을 위해 ①출판 정보 교환 ②단행본 총판 (總版) 실현을 위해 진지한 의견을 교환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출판협회의 출현은 지금껏 횡적 유래가 아쉬웠던 출판사 간에 대화를 터 불필요한 경쟁을 막게 되었고 나아가 판매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적자 운영에서 벗어나 건전한 기업 경영으로 옮아 가는 기초를 마련한 셈이다.
출판사 대표들도 기구를 통해 출판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된 데 만족하고 있는데 4개사 공판제(共版制) 실현은 각사의 이해관계로 다소 난항을보이고 있지만 시간의 마진을 통일에 합의를 봄으로써 공판제 실현에 밝은 전망을 보여 주고 있다.
정기간행물 중「司牧」의 변신은 금년 중 큰 수확이라 하겠다.
「司牧」이 22號부터 사목연구원에서 편집됨을 계기로 종래 성직자와 특수층을 대상해 오던 편집을 과감히 수정, 광범위 사목 신학지로서 면모를 일신했고 국내 집필진을 최대한 동원하여 한국적 상황을 다룸으로써 가톨릭 교양지로서 독자의 친근감을 사는 데 일단 성공한 셈이다.
따라서 발행 부수도 급격히 증가, 2천 부(종래 7백 부)로 올랐다.
「경향잡지」도 종래의 교도적(敎導的) 입장 위에 일반 신자들이 실생활에 필요한 종교 지식을 다양한 형태로 담아 보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고 특히 신년호부터는 확보를 4면 증면하는 획기적인 편집 계획을 세우고 있어 오랜 전통 위에 쌓아온 권위를 바탕으로 독자의 시선을 얼마만큼 끌어들일 수 있을지 기대해 볼 만하다.
이런 정기간행물들의 고무적인 발전이 있는 반면 가톨릭 내외의 지대한 관심을 모아온 종합 교양지「창조」의「당분간 휴간」은 그것이 사정에 따른 불가피한 조처라 해도 72년 가톨릭 출판계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CCK ㆍ 분도출판사는 출판사의 특수성을 살려 전례서 ㆍ 교리서 ㆍ신학서 출판을 계속 유지해 나갈 전망이고 성바오로출판사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살려 교양물과 취미를 출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인데 내년엔 가톨릭출판사로선 드문 전집류를 계획하고 있고 역서(譯書)의 경우 교회 밖의 저명인사를 동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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