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 사목계원회
제2차 바티깐 공의회의 특징이 무엇이냐고 한 말로 표현하자면「교회의 자아 의식」 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교회가 공의회를 개최한 것은 외부적인 사건들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밝히고 무엇인가 지시를 해야 할 경우에 한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공의회는 교회 자신이 무엇인가를 보다 깊이 밝힌 데 그 특징이 있었던 것으로 본다. 그리고 교회는 그 구성원 개개인에게 무조건 순명만을 강조했었는데 그러한 획일적 기계적인 피동적인 움직임보다는 구체적인 면에서 각 개인의 능력과 그 개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면으로 바꾸는 데 주안점을 두는 사목활동을 시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즉 모든 주교들이 자신들이 가지는 카리스마를 주님의 뜻에 따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일들을 재량에 맡겨 주어 있듯이 모든 신도들에게도 그들 나름대로의 고유의 능력이 주어져 있으므로 그것을 충분히 발휘해서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모든 크리스찬들은 성세를 받을 때『보천하에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파견(MISSIO)을 받은것이다. 이 복음 전파의 사명은 모든 신자들에게 예외없이 내리신 주님의 지상명령이다. 따라서 교회는 본질적으로 파견된 자로서의 사명을 완수할 의무가 있다. 그 교회의 구체적인 멤버인 신자가 이 복음 전파의 의무를 다하지 못할 때 교회도 스스로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 된다.
따라서 누구나가 전교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은 여기에 새삼 재유할 필요도 없다. 앞으로의 사목활동은 바로 이러한 점에 중점을 두어 각 신자들이 가지는 능력과 그 환경에 따라 각기 스스로가 주님을 증연하는 생활을 영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신자 개개인이 보다 더 크리스찬답게 생활하며 그렇게 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 모색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신자들이 가지는 교회 활동의 개념은 대부분의 경우 본당 신부의 일을 돕는다든가 본당의 운영에 관한 일을 돕는다는 것만이 사도직 활동이라는 데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개인의 성화를 위주로 한 신심 단체에 가입하는 것으로서 만족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것이 결코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것도 꼭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거기에서 머물지 말고 앞에서 말했듯이 이 변천해 가는 사회에 교회가 적응해야 하며 또 적응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의미에서 교회인 신자 개개인이 사회와 깊은 관련을 맺어 사회 안에 교회를 심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신자들의 그리스도교적 증거 생활이 무엇보다도 요청되는 것이다. 앞으로의 사목계원회는 바로 이러한 점에 뜻을 두고 다방향에서 보다 효과적이며 시대에 맞는 교회의 사회 침투를 꾀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六, 명동 사목계의 조직안
이상과 같은 이유에서 명동본당 사목계원회에서는 대략 다음 여섯 개의 분과계원회를 둘 예정이다.
첫째는 정치ㆍ경제ㆍ사회문제 분과계원회이다. 종교와 정치는 엄연히 분리돼 있는 것이긴 하지만 구체적인 교회인 신자들은 결코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와 유리해서 생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교회가 개인의 신앙문제만을 유한다 할지라도 이러한 사회 환경의 영향에 대해 민감하고 심각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ㆍ경제ㆍ문화ㆍ사회문제 등에 대해 유의하고 신자들이 거기에 적응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일은 현대 사목에 있어서 부가결의 일이라 본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이 각 본당에서 논의되고 그것이 교회에서 집약되어 주교회의에 상정되어 교회의 공식 태도를 확립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또 정치적으로 유능한 평신도들의 정치적 사회적인 문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뒷받침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 인권 옹호운동 공중도덕 사회윤리의 강화운동 산아제한문제 등에 대한 올바른 제시 등도 필요할 것이며 국제적인 문제 등에 대한 것도 연구 토의하여 신자들에게 알려 그에 적응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 본다.
또한 이제까지 지녀온 개인주의적인 신앙 태도에서 탈피하여 공동체 의식을 앙양하고 사회 안에 있어서의 교회의 위치를 보다 명백하게 부각시키는 일도 시급하다고 본다.
그리고 사회 복지문제도 결코 등한히 할 수 없는 문제다. 결혼 및 법률의 상담 양로원 고아원 그 밖의 구제사업 등에 대한 문제의 구체적이며 효과적인 방법 모색 등도 중요하고 이런 일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교회 쇄신에 있어서의 신자들의 신앙 태도의 쇄신 등의 논의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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