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라는 직분은 제사를 주관하는 직분만이 아니고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중개하는 직분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사제간들의 종교적 관계를 중개하는 임무를 말한다. 이 중개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고 성사집전과 기타 성화방법을 통하여 하느님의 은총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1, 신약의 사제직
그리스도께서는 인간구원을 위하여 자신을 십자가의 희생으로 바치시고 부활하심으로써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을 되찾아주시는(로마5、6~9)신약의 중개자요(히브8、6~13)영원한 대사제가 되셨다. (히브5、5~10:10、21)
바울로는 말하기를 『하느님은 그리스도를 내세워 우리를 당신과 화해하게 하셨고、또 사람들을 당신과 화해시키는 임무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2고린5、18). 그러므로『여러분은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그것이 여러분이 드릴 진정한 예배입니다』(로마12、1:필립3、3)하였다.
이렇게 신약의 백성인 교회는 이스라엘처럼 구원의 도구로 선택되었고(신명7、6)하느님을 예배하는 사제직을 맡은 거룩한 백성이 된다(출애19、5~6). 그래서 베드로는 종합적으로 『여러분은 선택된 민족이요 왕의 궁전이요 서제들이며 거룩한 겨레이고 하느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1베드2、9~10)하였다.
이러한 성서의 계시는 교회가 하느님의 나라를 세상에 펴는 사명과 함께 하느님을 예배하기 위하여 축성된 백성임을 가르치고 있다. 이 사실은 그리스도께서 하느님과 인간을 중개하는 사제직에 교회도 참여하도록 소명되었다는 것을 명시한다.
2、사제직의 형태
교회가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지만 교회는 모든 면에서 같은 직분을 가진 신자들의 집단이 아니고、각기 다른 직책을 위임받은 여러 형제들의 공동체이기 때문에、각 신자의 직분에 상응하는 형태로 사제직을 수행한다.
(1) 공통 사제직 모든 신자들에게 공통된 사제직 이란 그리스도의 사제직의 근본적인 요소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기 위하여 선택된 자라는 뜻에서『세례를 받은 사람은 재성과 성령의 부으심을 받아서 거룩한 집과 사제로 축성되었음』(교회헌장10)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사제자격은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통하여 수여되며、이들 성사의 은총으로 사제적 권능을 받은 모든 신자들은 주께서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에 유권적으로 참여하는 동시에 하느님의 은총을 세상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할 자격을 얻게 된다.
이리하여 『신자들은 자기들의 왕다운 사제직의 모든 성사배령과 기도와 감사와 거룩한 생활의 증거와 자아포기와 행동적 사랑으로 이 왕적 사제직을 행사하는 것이다』(교회헌장 : 사제교령2)
그렇다면 공통 사제직을 평신도 사제직이라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이 사제직은 평신자 성직자의 구별 이전에 모든 신자들에게 있는 기본적 그리고 기반적(基盤的)사제직이다. 성직자들의 사제직은 이 기반적 사제직 위에 첨가되는 특수 사제직이다.
(2) 직위적 사제직 공통 사제직을 가진 어떤 신자가 신품성사를 받아서 사목자가 되어서 수행하는 특수 사제직을 직위적 또는 교계적 사제직이라 한다.
성서의 증언을 보면、교회에는 시초부터 교회형성을 위한 특별한 권한을 받은 사도들과 그 측근 보조자들이 있어서、백성을 가르치고 다스리는 일 외에 죄를 사하고 성령을 주고 성사를 집전하는 등 특수한 사제직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이러한 직무는 아무 신자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특별히 선정되어 사도들의 안수(按手)를 받은 신자들만이 할 수 있었다. (1디모4、14:5、22). 그리고 사도에게 안수를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안수하여 이 특수 사제직을 계승시키고 있다. 『성직자는 신도사회에서 제사를 봉헌하고 죄를 사하는 거룩한 신품권을 가지며、또한 사람들을 위하여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공적(公的)사제직을 수행한다』(사제교령2: 교회헌장10).
직위적 사제직을 고통사제지에서 구별하는 특징은 성직자가 받는 신품권에 있다. 신품성사를 받은 성직자는 그리스도의 인격을 대리하여 성체축성과 죄를 사하며、신비체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임무에 참여하여 신자들을 사목한다. 그러므로 성직자의 임무와 권한은 백성의 위임이나 선출에 의한 것이 아니고 신품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3、사제직 수행방법
교회가 그의 사제직으로써 하느님을 공경하고 인간을 성화하는 방법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례행위이다. 『전례는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의 수행으로 간주된다. 전례 안에서 인간의 성화는 감각할 수 있는 표징으로 드러나고 … 머리와 지체에 의하여 완전한 공식 흠숭이 수행되는 것이다』(전례헌장7)
전례행위 중 으뜸은 미사성제이다. 미사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신비를 역사 안에 재현하고、성부께 완전한 흠숭의 제사를 드리고、영성체로써 그리스도와 일치함으로써 우리의 구원을 실현하고 타인에게 모든 은총을 전구해줄 수 있는 것이다.
교회는 모든 성사집전과 공식기도와 설교를 통하여 하느님의 은총을 전달한다. 모든 신자들은 이 모든 방법에 고무되어 생애의 각 순간에 필요한 은총을 받아서 각자의 직분을 완수하여 개인과 가정을 성화하고 그 모범으로 세상을 성화하고 하느님께도 인도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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