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적은대로 왜정시대의 본당유지계승은 정말 어려웠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천주님의 안배가 계시어 현재 충무시 태평동 현 성당자리에 있던 일본인 절을 인수하게 되어 교회가 유지발전、현재는 2개 본당으로 분리될 만큼 성숙한 교회로 발전되어 가고 있음은 지극히 다행이요 주님의 축복이라 하겠다.
현재는 헐어 버리고 없는 그 절은 소위 일본 본원사 대사찰로서 총독부 후원 하에 정성을 다하여 지은 목조건물로 매우 아름다운 큰 건물이었다.
미군정시대에 부산 미군정기관과 잘 교섭이 되어 쉽게 절을 얻었으나 그 당시 한국 민주당이 당사로 사용하고 있어서 집 인수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어려운 문제도 잘 해결되었다.
당시 경찰청장이시고 천주교 신자이셨던 박명제씨에게 찾아가 청탁을 했던바 통영경찰서장에게 특별지시를 하여 집 인수 당일 날 조금의 시비는 있었으나 잘 해결되었다. 그분의 교회를 위하는 정성과 호의를 늘 잊을 수 없으며 충심으로 그분의 명복을 빈다.
절을 지은 지가 오래 안 된 새 집은 그때로서는 통영에서 제일 아름답고 좋은 집이었다. 많이 파손된 다다미를 들어내고 마루로 바꾸었다. 그때 마침 부산세관에 장면 총리님의 부친께서 세관장으로 계시던 때로 우리의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시장에서는 구할 수 없는 수입마루판자를 다량 주시어 너무나 유용하게 사용했다. 지금은 그 어른의 친절과 따뜻하신 선심을 잊을 수 없다.
또한 대구 최덕홍 주교님의 절대적이 후원으로 오래된 고가를 매입、그 자리에 건물을 신축하여 성모유치원을 설립하였다. 서울에서 보모선생을 초빙하여 아동들을 모집하였다. 생전처음 내가 유치원교육에 책임자가 되었다. 서울에서 오신 홍신실 보모선생은 춤노래는 물론 피아노ㆍ기타 등 악기를 다루는데 있어서 나무랄 데 없는 훌륭한 선생님이었다. 유치원은 얼마 안 되어 학부형들의 지지와 칭송을 받게 되었다.
시내 봉래극장에서 어린이 예술제를 성대히 개최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노래와 춤과 악기연주는 물론 어린이들의 재롱으로 성황리에 끝났다. 처음으로 유치원 교육을 시도해 본 나로서는 정말 기쁘고 흐뭇했다. 고 최덕홍 주교님의 따뜻하신 인정은 잊을 수가 없다
그 당시는 전국에 포장된 도로가 없던 때라 먼지투성이인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통영까지 먼 길을 짚차를 타시고 두 번씩이나 다녀가신 것을 생각하면 그분의 높으신 인격과 부하에 대한 진지하신 복음적 사랑에 감격하고 만다.
당시 통영고등학교 교사이셨던 제보건 선생님의 지도로 보기 드물게 남녀고등학생 70여명으로 학생회가 조직되어 열심히 본당신부를 도와주던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고맙고 장하고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6ㆍ25동란 때 피정와 있던 서울 복자 수녀회 수녀님들 특히 윤안드레아 원장수녀님의 훌륭하신 기술과 지도로 양재학원을 개원、아가씨 양재사들을 상당히 많이 길러낸 것이 통영본당에서의 업적으로 남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당시 한산여중이 경영난으로 고생하였는데 회장님들과 상의하여 인수、운영하기로 했다. 충렬사의 재단을 빌어 충렬여자상업학교를 설립、교사를 신축하여 한산여중학생들이 어동하여왔다.
교사부지는 당시 세무서장님이 신자였기 때문에 쉽게 교섭이 이루어져 옛 일본인 신사자리를 사용했다.
선당과 가깝고 운동장이 좀 좁아 불편했으나 뒷산 중턱에 위치、충무 앞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대단히 경치가 좋은 장소에 위치했다.
고등부를 인가받아 부득이 교사를 증축했는데 증축한 교사 뒷벽이 사라호 태풍으로 일부가 무너져 큰 재난을 일기도 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