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줄거리
「밋숑ㆍ드빠리」의 노동사제 피에르는 빠리 외곽에 자리잡은 공장지대「싸니」마을에 와서 강철공장의 노동자로 취직한다. 가난하고 버림받은 노동자들이 셋방살이 하는 막다른 골목길에 있는 피에르의 집 여기에는 일자리를 잃은 사람, 잠자리가 없는 사람 또 외로움에 떠는 친구들이 찾아든다. 하루의 고된 노역을 마치고 돌아오는 피에르는 그들을 위해 이리저리 연락을 해보고 어두운 밤거리를 이집 저집 문을 두드리고 헤매야 한다. 먼저 이곳에서 일하여온 베르나르는 피에르가 온지 얼마 안되어 노동사제직을 떠나 수도원에 들어가 버렸다. 혼자남은 피에르는 마드레느의 도움을 받아가며 마을사람들과 친구가 된다. 매일밤 아버지한테서 매를 맞는 꼬마 에띠엔느, 스페인인 루이, 주먹을 휘둘러서 직장에서 쫓겨나는 거구의 미쉘, 외롭고 우울한 쟝, 목요일마다 친구들이 이 집에 모여 미사를 드린후 함께 초라하지만 다정한 저녁식사를 나눈다. 하루는「싸니」본당의 보좌신부가 찾아와서 자기생활에 대한 회의를 털어놓는다. 이 일이 있은후 늙은 본당 신부한테서 보좌신부를 유혹해낸다는 오해를 받게된다. 이 거리의 공산당세포 서기 앙리는 피에르를 휜눈으로 본다. 마을친구들이 어려운 일이 생길때 피에르에게 가는 것이 못마땅한 것이다. 비참한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는데는 피에르도 앙리도 의견이 같다. 다만 앙리가 당의 투쟁을 내세어는데 반해 피에르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바탕으로 이루려는 것이다. 피에르는 자기나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어깨로 짊어진 앙리에게 친근감을 느낀다. 어느날 평화를 위한 모임에 앙리는 피에르와 함께 나간다. 우연히 말을 하게 된 피에르는 평화에 대한 자기소신을 폈다. 평화란 어느 정치단체의 전매특허가 아니다. 『이놈은 틀렸다』고 낙인을 찍기 전에 마음을 터놓고 말하고 사랑하는데 화해가 오고 평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 먼저 첫발을 내디뎌야 평화가 온다. 피에르의 말에 감명을 받은 노동자들은 평화를 위한 본부를 피에르네 집에 설치키로 한다.
어느날 밤 그 거리의 쟈꼬네 집에서 불이났다. 다음날 아침 앙리가 피에르에게 옆에 있는 부자집 헛간을 점령하여 집없는 가족을 넣자고 말한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피에르는 그의 제안에 찬동한다. 온 마을이 합세하여 헛간을 점령하고 쟈꼬네를 이주시켰으나 얼마 안되어 곧 경찰대에 의해 쫓겨난다. 하는수 없이 피에르는 불탄 셋집주인을 설득시켜 그것을 수리하고 들어가기로 한다.
차차 노동자들은 피에르를 보게되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앙리도 무조건 동맹파업부터 선동하는 행동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이 마을에 변화가 생겨간다. 노동자들 사이에 새로이 믿음이 싹트고 상조정신이 생기며 화해와 단합의 풍조가 공장안에서 움트기 시작하더니 가정에 번지고 또 다른 공장으로 옮아갔다.
토요일 저녁 무도회에서는 아직까지 아무도 초대하지 않던 못생긴 처녀들과 춤을 추러가는 청년들이 생겼다.
또 피에르를 찾아와서 『우리를 위한 성당을 하나 짓고 싶은데 찬성하시오』라고 묻는 청년들도 있었다.
어떤 젊은이는 가난한 애들에게 주겠다고 부자집 개가 입은 털옷을 벗겨 간 죄로 유치장 신세를 지기도 했다.
착한 사람, 좀 덜 착한 사람이 있을뿐 아주 나쁜 악인은 없다. 『아! 난 그들을 사랑해! 무한히 사랑해』
그는 절대로 시간제로 노동할 순 없다! 문제는 항상 그들과 함께 있는 것, 가장 어려울 때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다. 유효성을 따지진 말자. 우선 사랑이 앞선다. 특히 계획은 금물이다. 항상 계획을 하고 마음 편해지는 사람이 있지만 그들에겐 매일 아침 인생이 새로운 문제를 제시한다. 『아! 그들을 난 사랑한다!』
피에르는 그들 하나 하나를 머리속에 그려보았다. 하루 하루 여위어가는 마드레느, 창백한 그 얼굴, 침울한 쟝, 그리스도에 심취하다가는 때로는 갑자기 피에르를 경계하는듯한 그, 자기모순에 빠져있는 앙리…일자리를 아직 찾지 못하여 감히 나타나지 못하는 미쉘, 찾아가서 손등잡고와야 할 또 한 사람, 자기 비밀을 간직한채 고독한 루이, 제랄 신부 그 후 한번도 못보았지, 삐갈 신부가 돌보는 스잔느, 삐갈 신부 자신은 어떻게 지내는지, 이렇게 한 얼굴이 또한 얼굴을 부르는 이것이 바로 교회다. 이것이 바로 사랑이다, 에띠엔느는 드니즈를 연상시키고 드니즈는 집주인을 연상시키고… 아, 불행하게도 귀머거리들의 세상도 연상시킨다. 「싸니」의 울부짖음에 귀를 막고 사는 무리들 그리스도의 커다란 슬픔-.
그 아랍인, 그 새집의 주인 아! 그들과 인간 대 인간으로 말할 수만 있다면!
서로 얘기가 통할 수 없게 만드는 것들, 돈 특권 관습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유리창을 부수어 버릴수만 있다면!
『화재시에는 이 유리를 부수시오』
이 유리를 부술라면 온 세상에 불이 붙어야 하겠는가? 아니다! 그때는 또 이 유리창은 명예 순교 보복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겠지.
『주님 이들이 서로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어느날 저녁 피에르는 집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중에 마리 조셉 수녀가 스잔느와 함께 와있는 것을 보았다. 복숭아 빛을 띤 스잔느의 얼굴은 옛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녀의 이마와 팔과 몸가짐에 넓고 튼튼한 무엇을 느끼게 해주었다. 시골처녀 모습이 창녀의 옛모습을 지워버리고 말았다. 수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젠 이 아가씨는 일을 해야지요. 아니, 돈벌이를 해야겠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지요. 사실 일은 우리하고 많이 했으니까요. 그렇지 스잔느? 그런데 이젠 돈을 벌길 원하고 있어요…깨끗한 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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