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갈바리아」에서 예수님이 직접 제물이 되셨고 동시에 제관이 되신 이곳에서 미사를 드린다는 영광을 생각해보니 이루 표현할 수 없으리만큼 감격스러웠고 이 미사를 어떤 지향으로 어떻게 바쳐야 할까 하는것에 사로잡혀 잠시 정신을 잃고 말았다.
드디어 생각하기를 나를 오늘 이렇게까지 존재케해 주신 고국의 부모 은인들을 미사해서 마치기로 하고 「라띤」어로 시작했다. 모든 정성을 다하여 미사를 시작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내 뒤에는 다음 차례의 신부가 제의를 입고 서 있었다. 나는 내 미사가 제대로 되었는지 안되었는지를 분간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도 큰 열심에 도취되고 만 것이다.
내 사제생활 10년동안 여기서만큼 열심히 성의껏 그리고 사제의 보람을 느끼면서 바쳐본 미사는 없었다. 제의를 입고 제의방으로 오는데 뒤에서 『신부님!』하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어떤 청년 한분이 나를 보고서는『신부님, 혹시 중국에서 오셨나요 아니면 베트남에서 오셨나요?』 이렇게 영어로 이야기를 건넨다. 나는『아닙니다. 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 신부님들은 모두가 그렇게 열심하십니까?』하면서 미사 한대를 부탁하고는 즉석에서 미화 20불을 손에 쥐어주면서 자기는 미국「뉴욕」에 사는데 중국에서 10년간 있었다고 하면서 자기집 주소를 주고는 꼭 한번 방문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 사라졌다.
무덤성당 중앙에는 또 성당안에 작은 경당이 있는데 그 안이 바로 예수님이 묻히셨던 곳이다. 두사람이나 세사람씩 들어갈수 있는 작은 동굴인데 그곳에는 예수님이 돌아가신 다음 장례할때 쓰던 관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새 석총」에 묻으셨다는 성경 말씀대로 돌로 된 관이었는데 우리들은 그 무덤 앞에서 너무 감격해서 떨리는 입술을 대면서 그 관에 친구를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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