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회가 끝난지 5년이 지났다. 그동안 공의회의 성과는 어떠하였는지 각 나라별로 진단하여 현재 교회가 어디까지 와 있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제2차「바티깐」공의회는 좋든 싫든 하나의 역사적 사실이 되었다. 사실 공의회가 지녔던 시대적인 특징과 제한성이 현재에 와서 속속 들어나고 있다. 더욱이 공의회는 성신에 의한 인간의 활동이다. 인간의 활동안에는 언제나 순수한 인간적 요소가 개입하게 되고 인간의 흔적을 남기게 마련이다. 이러한 공의회의 역사적 상대성은 다음과 같은 네가지 특징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①공의회 후에 전연 새로운 문제 예컨대 무신론과「신의 죽음에 대한 신학」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②공의회는 어떤 문제에 대해선 완전하게 해결을 지우지 못하였다. 교회의 교계적 요소와 은사적 요소의 종합, 계시의 조화, 공의회가 말한「진리의 선계」라는 말의 정확한 뜻과 의미를 구명하는 일 등이다.
③교회 통치를 위해 공의회가 채택한 제안들이 아직도 충분히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교황청 법규의 개정ㆍ사제들의 공의회와 사목적 공의회등) ④마지막 특징은 「바티깐」공의회의 내적논리다. 공의회가 여러가지 문제를 파악하고 또 영향을 미쳤지만 일상의 실천적인 면에서는 법을 능가하여 생명의 우위성을 보여 주었다.
공의회 문헌들은 그 말 자체보다도 문헌뒤에 있는 정신이 더 힘이 있다. 공의회 정신은 도외시하고 문헌의 자구에 구애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추기경과 주교 은퇴에 관한 문제는 공의회에선 아주 명확치 못한 것이었지만 현 바오로 6세 교황께서 교황청 기구개편을 단행하고 고위성직자는 75세에 공직에서 은퇴해야한다고 함으로써 실질적인 정책이 되었다.
이렇게 볼때 우리는 아직 할일이 많다. 교황 바오로 6세의 말씀과 같이『공의회 유령들은 새로운 목적을 향한 출발점에 불과하다。공의회에 의해 교회라는 토양에 뿌려진 생명의 씨앗은 성장하여 완성에 이르러야한다.』
이상과 같은 모든 사실은 제2차「바티칸」공의회가 절대적인 완성품이 아니라 미래 완성을 향한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교회는 순례하는 백성이며 항상 지상의 여정에 있다. 그러므로 교회가 어더한 곳에 텐트를 치고 야영한다는 것은 사치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해서 공의회에 내린 막대한 은총을 말살시키려는 것은 아니다. 모든 면에서 공의회는 성신의 활동임이 명백하다. 공의회 마지막 회기가 끝난 1965년은 한세기의 끝이긴 하나 다른 세기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공의회는 모든 신자가 동일한 방법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공의회에 대한 상이한 반응들은 사회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세가지 유형으로 나눌수 있다. 첫째 「바티깐」공의회를 단순히 막간의 사건으로 생각하는 보수주의적인 전통주의자들이다.
이들은 현대에 쇠퇴해가는 신앙생활을 개탄하고 있지만 이들도 역시 순수한 인간적 전통과 거룩한 전승을 구별 못하고 있다. 또 현세대와 적응하지 않는 존재가 가치있는 것으로 보고 일정한 과거를 안이하게 성전화(聖典化)한다.
다음에는 전통을 무시하는 극단적인 진보파인데 이들은 교회창립의 요소에까지 반기를 들고 있다.
모든 조직을 제거하고자 하는 이들의 성급함은 아이를 씻기다가 아이까지 집어던지는 위험을 저지르고 있다. 교회는 결코 사회복지협회 즉 일종의 영적 적십자가 되지 않을것이다. 과거와의 연속성을 무시하는 이들은 멀지 않아 그리스도 없는 기독교를 세상에 내놓게 될것이다.
위와같은 양극단에서 우리는 정확하게 중간노선을 취해야 한다. 긴장이란 인간성의 일부분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긴장을 배우도록 노력해야 한다. 상이한 정신상태에 조화를 주고 세대차에서 오는 갈등을 무마시키고자 하는 이런 노력엔 인내심과 온순한 마음이 필요하며 비본질적인 것에 관심을 갖는 상대적인 감정이 필요하다.
교회는 이런 긴장을 안고 긴장을 완화시키면서 하나의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는 미래를 신임해야 하며 새 세대를 이해해야 한다.
즉 그들이 지닌 모든 문제, 반항과 야망, 그들의 결함까지 이해해야 하고 이들과 함께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
제2차「바티깐」공의회는 세계안에서 세계를 위한 교회의 임무에 대해 새로운 이미지를 주었다. 모든 신자들은 새로운 교회상에 자신을 적응시킬 의무가 있으며 앞으로 5년의 세월로는 도저히 끝나지 못할것이다. 앞으로 수년내에 새로운 생활형식을 갖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평신자가 되고 부제 수도자 사제 주교 교황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될것이다. 이런 일이 쉽게 이뤄지지 않겠지만 명암이 점철된 현세상에서 우리는 빛의 아들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이는 우리가 낙관주의자로 불리었음을 뜻한다. 요한 23세 교황께서도 『비관론자들이 세상을 위해 유익한 일을 한 것을 보지 못하였다』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도의 지혜요 인간의 지혜다.
미래에도 창조의 성신께서 거기 계실 것을 생각하고 미래와 직면해야 한다. 성신께서 역사하시는 한 새로운 기독교에 대해 우리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현재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알수 없다. 다만 신앙과 희망을 갖고 교회의 제3천_ _의 여정에서 매진할 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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