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교회의 결론과 회의 후의 전망을 얘기하고 이 보고서를 끝맺으려 한다.
회의의 성과를 말하면 ①먼저 이번 모임의 결정사항을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새로운 기관을 설치키로 했다. 각 나라 주교단 단장들이 18개월마다 모이기로 하고 6개월마다 모일 수 있는 상임위원을 임명하기로 했으며 소규모지만 사무국을 두기로 결정한 것이다. 다른곳 보다 「마닐라」에 전문가들이 많으므로 사무국의 장소는 「마닐라」로 정하고 각 나라에 소식을 전하고 사목연구를 시키며 서로의 협조를 도모하면서 성질이 비슷한 국제기관과 연락을 취하는 등이다.
이 새로운 기관을 설치해야 되겠다고 처음부터 주장한 이는 김 추기경이었다. 처음에 다른 주교들은 국제 모임의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그 새로운 기관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과연 이번에 아시아 각국에서의 주교들이 한자리에 모이지 않았다면 이 기관의 설치는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자리에 모여보니 서로 도울수 있고 배울 수 있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각국의 국제적 상황이 서로 다른점이 많다 하더라도 아시아는 공통점이 차이점보다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공통점은 공산주의로 인하여 자유진영 여러국가가 위기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의 문제는 공산주의의 문제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아시아 주교회의에서 공산당을 반대한다는 공식발표를 해야되는지 하지 말아야 되는지가 한 때 토의되었다. 어떤 주교들은 마치 제2차「바띠깐」공의회에서 언급을 회피한 것과 같이 말하지 말자고 했다. 그 이유는 이미 발표된 바가 있으며 또한 새삼스레 공산주의를 반대한다고 말하더라도 그것이 몇몇 자유국가에서의 현 부정부패 상태를 찬성하는 것 밖에 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김 추기경을 비롯했서 우삔 추기경과 월남 주교들은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는 것을 말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유물적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투쟁을 지지한다는 말을 결의문에 삽입해야 하느냐 하지 말아야 하느냐가 표결로 결정짓게 되었다. 대다수 주교들이 삽입하는 것을 원했다. 그러나 모든 주교들의 뜻을 정확시 표명하기 위해서 마지막 결의문은 이런 내용으로 되어 있었다. 즉 『아시아 주교들은 유물적 공산주의를 반대할 뿐만 아니라 없는 이들을 착취하는 것이라면 각종 자본주의도 반대한다』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교회의 입장에서 볼 땐 반공하는 그것으로 충분치 않다. 반공에 앞서 보다 나은 세상, 부정부패를 없애는 세상, 심한 빈부 차이가 없는 세상, 누구든지 자유를 누리며 인간답게 살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놓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시아 사무국과는 별도로 한국ㆍ일본ㆍ대만ㆍ「홍콩」ㆍ월남 주교들이 보다 강한 유대를 갖기도 했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극동에서 서로 사랑할수 있는 사회 바탕을 만들기로 다짐했다.
아시아의 주교들이 헤어지면서 특별 메시지와 결의문을 발표했는데 이것은 각 분과위원장과 각 나라 대표들이 준비한 것이었으며 교황님이 계시는데서 토의하고 통과시킨 것이다.
②메시지 내용을 간추려보면 아시아의 내일의 교회가 어떠한 교회가 되어야 되겠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아시아의 각 나라 교회는 보다 실제적으로 봉사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며 가난한 이를 이해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③주교회의 결의문제에서는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키 위해 각가지 자립운동 공동사업 조합등을 장려하기로 하고 여러가지 문제에 언급했다.
가정문제=유산과 부당한 피임을 배척하는 한편 가정운동을 해야 한다. 자연법을 거스리지 않는 한 자녀들을 적당하게 낳아 교육시키도록 계몽한다.
경제=선진국가의 개인소득 1%를 후진국가로 돌리게하며 이것의 70%는 무상원조로 할 것을 촉구한다.
정치=부정부패를 일소하는 운동의 시작으로 신자들의 부정부터 지탄한다.
교육=특히 실업계통의 교육사업을 지지한다.
문화=각 나라의 풍속 전통을 존중하고 신앙생활이 그 나라 문화에 뿌리박도록 교회토착화에 힘쓴다.
매스콤=매스콤 관계를 담당할 3명의 주교를 선정했고「마닐라」의「베리따스」방송을 통해 중공이나 공산국가에 방송키로 했으며「홍콩」에 가톨릭출판관계 아시아 총본부를 두기로 했다.
이 여러가지 결의문을 생각하면 우리 모든 신자들은 반성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때 신앙생활은 세속을 피해야 하는것 같이 생각하고 사회생활과 관계없는 신앙생활에 흐르기 쉬웠다. 물론 모든 기도와 성사가 신앙생활의 뿌리라고 본다. 그러나 그것이 신앙생활의 전부가 아니다. 신앙생활은 생활전체가 신앙정신에 의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세속을 피하자는 것은 세속안에 있는 악을 피하자는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세상을 피할 것이 아니라 세상의 누룩이 되어야 하는것이다. 우리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신안을 가지고 사회의 여러분야에서 내일의 세상을 좋게 만들어야 하는것이다.
끝으로 한가지 느낀 것은 가면 갈수록 사람이 따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스럽게 느꼈다. 개인 개인이 따로 살 수 없고 한 가정, 한 도시가 따로 살 수 없게 되었으며 한 나라가 따로 살 수 없게 되었다.
「마닐라」에 다녀온 한국의 주교들은 20세기의 당면문제를 따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한국에 돌아온 우리 주교들은 모든 사제와 신자들과 한 뜻이 되어 누룩의 역할을 더욱 활발히 전개할 것을 촉구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