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오락시설이 작다보니 자연적으로 영화관 출입 인구가 많아진것 같다. 또 우리중에 한 두번 영화관에 출입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것이다. 그리고 영화가 우리 주위의 유일한 오락이다 보니 1년에 제작되는 필름수는 2백여본이나 되며 수적으로 세계 4위라고 한다. 이렇게 많은 영화가 제작되는데도 좋은 영화의 수는 한손으로 꼽아도 손가락이 남을 정도이니 우리 정서생활을 도와주어야 할 이 오락물이 제구실을 못하게 될뿐 아니라 우리의 사고와 습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물론 영화제작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의 각성과 배전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관람자들의 영화에 대한 지식을 향상시켜 관람자들이 제작자들에게 좋은 영화를 만들지 않으면 안되도록 해야 할것이며 또 일반적으로 제작자들은 관람자들이 원하는 영화를 만들게 마련인 것이니 이것은 사회조사에서도 여러번 드러난 사실이다.
그러면 대체로 우리가 영화를 보러갈때 어떠한 목적으로 가느냐 하는 것이 첫째로 생각해 보아야 할일이다.
보통으로는 별생각없이 시간을 소비하기 위해서, 일과후 환경을 바꾸고 피로를 풀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면 아무 영화나 마구보게 되고 영화를 보면서 화면을 지배하고 파악하는 관람자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영화에 이해 지배되는 관람자가 되고 만다. 그래서 영화를 보러갈때 무엇을 보러가는지, 왜 보러가는지를 반성해 보아야 한다.
여기에는 반드시 영화 선택의 과정이 따른다. 우리에게 주어선 영화선택의 자유는 아주 제한돼있다.
첫째 새로 소개되는 영화에 대한 정보가 너무도 없기 때문이며 있다 하더라도 예고편 아니면 신문에 실린 광고뿐이다. 그런데 영화 선택을 위해서 가장 믿지 못할것이 예고편이고 광고라는 것이다. 그래서 가능한 한 평론가의 평을 읽어본다든지 감독의 소감 등을 들어보는것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부족하다는 것은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영화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은 흔히 배우들이다. 심지어 영화를 보러 가는지 배우를 보러가는지 구별하기 힘들정도다. 물론 배우중에 다른 배우보다 뛰어나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있어서 자기에게 주어진 인격이나 감정을 정확하게 나타낼줄 아는 배우들이 있다. 그러나 많은 관람자들은 배우들의 연기보다 얼굴을 보러가는것 같고 관람후에 연기에 대한 이야기보다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
영화선택에 있어 배우가 누군지 알아 보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하지만 그보다도 감독이 누군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한 영화를 작품이라고 한다면 감독이 작가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구상하고 또 구상한 것을 화면에 옮겨서 연결지우는 사람이 바로 감독이기 때문에 감독의 개성과 재능이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감독이 진실된 작가의 구실을 하려면 어느정도의 자유를 누려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영화촬영의 경비를 조달하는 제작자들의 흥행위주 사상과 영리목적 관계로 필름의 매수도 한정돼있고 발표의 자유도 제한돼있다. 그래서 개성이 뚜렷한 감독이 별로 나타나지 않는 모양이나 정소영(「미워도 다시한번」 「필녀」등등) 최하원(「독짓는 늙은이」등) 황헤미(「첫경험」) 같은 감독은 어느정도까지 믿고 볼수 있는 감독들이라 하겠다.
선택에 있어서 또 한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그것은 무엇을 보러 영화관에 가느냐 하는 것이다. 흔히들 이야기 중심으로 소설을 재미있게 보러 가지만 한 영화가 예술작품인 이상 그것만으로 만족할수는 없다. 그러면 어떤 예술인가? <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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