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하느님의 백성의 선교적 성격으로 인한 역직(役職)을 하느님의 교회적 백성안에 있어 어디에다 위치시킬 것인가를 문제의 중핵(中核)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적인 조건으로서의 세속성과 교회와 인간사회와의 내면적인 연대성을 깊이 고찰하면서 신도의 자명한 하느님의 백성안에서 정의를 찾아야 할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볼 때 신도는 『성세(聖洗)로써 그리스도와 한몸이 되고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에 들고 그들 나름대로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직과 왕직에 참여하며 교회와 세계안에서 그리스도의 백성전체의 사명을 각기 분수대로 진행하는 신자들을 말하는 것이다』(교회31) 다시 바꾸어 말해서 신도는 교회적인 하느님의 백성의 활동적인 일원으로 교회의 사명전체에 참가하여 하느님의 의지에 따라 지상적건설에 전심함에 있어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자인 것이다.
물론 재언할 것이 없이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한다는 점에 있어서 모든 신자들에 공통된 존엄과 활동은 누구에게나 참으로 평등하다. 그러나 하느님의 백성에 있어서의 이 신적 소명의 기본적 평등성이 절대평등주의로 이해된다든가 또 그리스도께서 바라시는 역할의 다양성과 재치권의 교계제도를 거부해서는 아니된다.
나. 신도의 위치
레오 13세의 말대로 이전에는 『신도는 성직자에게 복종하고 그가 명령하는대로 실행하고 그들을 존경하는 것을 의무로 하는자』로 생각해 왔다. 신도는 어디까지나 교회위계의 종속자로서의 지위에 처해있는데 불과한 것이었다. 신도자신들도 자기이해와 인식을 옳게하지 못하고 또 교회공동체에 있어서 신도로서의 하느님의 백성의 의식도 가지지 못하고 있는것이다. 그뿐 아니라 교회내의 봉건제의 잔제에 순응하여 교회발전에는 무관심한 동시에 자주적으로 판단하여 행동하지 못하고 『모든 것은 본당신부임이 잘하시는데 우리 평신도야 시키는대로 하면 된다』고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생각만을 하고있다. 그리고 본당사제가 중심이 돼서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은 전혀 움직이기조차 않고 사제의 눈치만 보는 무기력한 현상이다. 더욱이 또 약간 눈이 뜬 에리트인 신도들도 무엇을 해야 옳은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 거짓없는 형편이다. 이러한 신도의 교회적 자아의식의 결여는 급변하는 현대사회와 다가오는 미래사회에 있어 하느님의 백성의 선교적 성격으로 말미암아 요청되는 사도직활동과 인간사회에 파견된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수행하는데 큰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다. 『확실히 복음은 행동적인 신도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한민족의 천성과 생활 그리고 활동속에 깊이 침투할수 없다. 그러므로 교회는 성숙된 그리스도교적 신도 신분과 그 위치를 중시해야 한다』(선교21) 전례의장은 전례를 성직자들의 전유물이 아닌것으로 지적하면서 신도들이 적극성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제의안에서의 보다 큰역할을 기대하였고 계시의장안에서는 신도의 현실의 주체로 보고있으며 교회의장에서는 사제에 대한 신도의 권리와 사제와 신도의 대화적인 공존과 공동작업을 말하였으며 사목의장에서도 신도는 사제로부터 영적 빛과 힘을 기대하는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지적하는 반면 사제는 신도자신이 책임을 지는 장소인 인간사회의 모든 분야의 일에 대해서 회답을 주어야 할 임무가 없음을 말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신도의 지위와 책임을 제시하면서 신도각자의 독창성과 활동범위를 긍정하고 아울러 소여(所與)된 일을 수행하는 자유를 인정하였다. 더욱 신도들 자신이 향유하는 지식과 능력과 자격에 따라서 교회의 이익을 위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의 의견을 개진할 권리와 의무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신도를 교회내에 있어 그리스도에 의해 해방된 자유와 카리스마를 보지(保持)하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인식하고 신도의 위치를 「신도의 르네상스」로 올바른 제자리에 갖다놔야 하겠다.
그렇게 하여 교회를 역사적 존재로서 약점을 가지고 있는 나그네임을 이해하면서 사제와 신도가 복음정신으로 상호일치할 뿐만 아니라 또한 하느님의 근본적 구원계획의 실현이 교회의 기구적 구원과 일치될 때 신앙과 사랑과 종말적인 희망의 공동체인 교회라는 몸이 인간사회에 있어 인류가 「성자들의 공동체」로 형성되는 날까지 서서히 건설돼 갈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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