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흔히들 가톨릭은 부유하다고 들한다. 우뚝우뚝 솟은 웅장한 교회건물을 보고 이런 말이 나온듯 하다. 그러나 신자들 중에는 부유하기는커녕 교무금도 제대로 못내어 쩔쩔맬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이 많다. 대구 건축 회관 및 정화직물 대표이자 수성본당 회장인 김응달(아우구스띠노)씨는 많은 신자들이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는 형편을 눈여겨보고 이들을 돕기로 결심했다.
김 회장은 오랫동안 연구를 거듭한 끝에 수출산업으로 그 전망이 밝은 조화(造花)를 만들기로 했다.
우선 서울에 있는 조화수출회사에 연락, 그 재료를 구입해오는 한편 그 회사의 기술자를 초빙하여 작년 7월 수성성당에서 본당 부녀자들을 모아 기술 강습회를 가졌다.
강습을 마친 신자들은 곧 10명씩 신자들을 중심으로 클럽을 만들어 조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수성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현재 범어ㆍ영천본당에까지 확장되어 신자들의 유휴 노동력을 동원, 생활에 보탬을 주는 한편 복음전파의 한 방법으로도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것은 10명씩으로 구성되는 한 클럽의 대부분은 신자들이지만 보통 그 안에 3~4명의 비신자들을 가입시켜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해줄수 있기때문이다.
또한 이 사업은 기업주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신자들의 생활향상 및 전교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므로 실제로 부녀자들에게 돌아가는 소득은 어느 다른 부업보다도 크다.
숙련공의 경우 월(月) 평균수입이 1만4ㆍ5천원이 되고 초보자도 7ㆍ8천원을 올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부녀자들이 꽃을 매만짐으로써 그들의 정서 순화에도 도움이 되어 생활을 한결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도 다른 부업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것이라 하겠다. 부녀자들이 ___ 조화는 각 본당 책임자의 손을 거쳐 정화직물 공장내 조화부로 보내지고 여기서는 다시 서울 수출회사에 발송 거기서 세계 36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현제 국내의 생산능력으로는 각국의 주문에 다 응할 수 없을 정도로 조화 소비량은 날로 증가하고 있어 그 전망 또한 밝은 사업이다. 현재 이 사업은 수출회사의 사정으로 일시 중단되어 있으나 앞으로 곧 다시 가동(稼動)하게 된다고 하는데 이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시내 전 본당에 보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당할 때 막연히 앉아서 남의 도움만을 바라는 태도를 버리고 우리도 일을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이 사업을 통해 보여주겠다』고 김 회장은 앞으로의 계획을 말한다.
「도꾜」태평양 미술학교에서 건축 미술을 전공한 김 회장은 한때 가톨릭 내의 실업인구를 최소한으로 줄여 볼 계획으로 가톨릭 건축기능공 양성계획을 운적도 있다.
김 회장은 66년, 일본 건축학회에 연락, 협조를 받아 이에 관한 다량의 서적을 구입하여 건축회관 내에 도서실을 두어 기능공 양성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작년에 김 회장이 사업의 실패로 1억5천여만원의 손해를 보게 되어 부득이 중단되고 말았다.
『앞으로 언젠가는 우리 신자들중 상당한 수를 차지하고 있는 실업자들을 기능공으로 길러 사회의 일군으로 내보내는 것이 나의 포부』라고 김 회장은 힘주어 말한다.
5개월 전에 수성본당 회장직을 맡은 김 회장은 본당 운영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모든 계획은 신자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묵묵히 실천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따라오도록 하고 있다.
본당 주임 정순재(베드로) 신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년내에 사제관을 신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김 회장은『막상 전교를 하려고 하니 가톨릭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의 교리도 어느 정도 알아야겠는데 이 방면에 아는 것이 없어 일찍이 좀 더 연구해 두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며 소탈한 웃음을 짓는다. <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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