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감상하면서 넷째로 유의할 것은 영화촬영기의 움직임인데 사실 영화촬영기의 움직임은 영화예술의 생명이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다.
영화촬영기는 사진기와 함께 과거 50년동안 큰 발전을 보았고 따라서 영화 촬영이 점점 더 복잡해졌고 또 그만큼 영화예술의 가능성도 더 커진것이다. 그런데 영화를 감상하면서 촬영기의 움직임을 직접 보지는 못하고 화면의 움직임에 따라 짐작할 수밖에 없다. 영화 촬영기는 고정될수도, 전후좌우상하로 움직일 수도 있다.
촬영기를 고정시킨 경우 촬영하는 물체와의 거리가 멀수도 가까울수도 있다.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물체는 확대되어 보인다. 특수한 경우 외에는 사람의 머리 이상 더 가까이 해서 확대하지 않는데 어떤 감독은 이런 「클로즈업」사진을 많이 이용한다.
드레이어는 「쟌다크」에서 인물들의 심리를 얼굴표정만으로 묘사해 나간다. 한국영화는 「클로즈 업」촬영이 비교적 적은 편인데 배우들의 감정표현이 어느정도 정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주로 많이 사용되는 거리는 상반신 이상이 나오도록 촬영하는 것이다. 이 정도의 거리라야 화면의 균형을 조절하기가 쉽고 배우들의 몸가짐도 쉽고 활동적이고 설명적이다. 그리고 원거리 촬영은 전체풍경을 보여주고 싶을 때 사용한다.
그런데 이 원거리 촬영은 경치가 좋아야하고 또 될수 있으면 짧아야 한다. 왜냐하면 너무 길면 영화 관람자가 화면에서 이탈돼 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 촬영기는 주로 많이 사용되는 것이 전후의 움직임이다. 촬영기가 전후로 움직임으로써 화면이 넓어졌다 좁아졌다 하는데 이 전후의 움직임은 될수있는대로 눈에 피로를 주지않는 한도내에서 사용해야 한다.
좌우의 움직임은 주위를 설명해야할 필요가 있을 때 사용하고 상하의 움직임은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준다. 아래서 위로 촬영할 때와 위에서 아래로 촬영할 때 주는 감정은 아주 다른것이다.
위에서 아래로 촬영하면 우월감혹은 지배감을 나타내며 아래서부터 위로 촬영하면 위축되는 감정또는 열등감을 나타낼수있는것이다.
다섯째로 유의할 점은 편집체제이다. 영화의 편집은 시간성을 따라서 된 것도 있고 결과부터 먼저 보여주고 과거를 거슬러 올라 가면서 설명하는 편집방법도 있다. 이외에도 편집체제는 대단히 다양해서 여러가지 편집방법이 있으나 그 중에 또한가지 소개한다면 병행편집이라는 것이 있다. 두가지 사건을 따로 진행시켜 끝에 가서 마주치게 하는 것인데 그 예로「하이눈」이 있다.
악한들을 싣고 오는 기차의 진행과 이 소식을 들은 보안관의 준비 진행이 서로 번갈아 나오게 편집돼 있다.
끝으로 유의해야 할 것은 음악과 녹음관계인데 영화의 음악은 그 자체의 가치보다 화면을 얼마나 잘 부각시켜 주느냐에 그 사명이 달려있다. 베토벤의 교향곡이 명작이라고 해서 영화의 음악으로 사용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영화예술에 있어 녹음도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할수있다. 화면에 보이지 않는 것을 소리로 상상하게 하는 역할을 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화면의 그림을 확대해 줄 수있다. 그 예로서「애로」의 한 장면에 사랑하는 남녀가 공원벤치에서 듣는 바이올린 독주를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리게 한다든지「흑인 올페」에서 화면은 한정돼 있지만 카니발의 음악소리는 화면을 확대시켜 주는 것 등이다.
여하튼 그림과 소리는 분리될 수 있는 것으로 이 분리원칙을 이용하면 재미있는 효과도 낼수 있다. 파이프 올갠을 연주하는데 바이올린 소리를 듣게 한다든지 나팔을 부는데 피아노 소리가 들리게 한다든지 등이다.
영화 감상법을 논하면서 배우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나라 영화 관람자들의 습관에는 배우의 연기보다 배우의 얼굴 구경하러 가는 버릇이 있는듯 하다. 그리고 똑같은 배우가 한꺼번에 너무 여러개의 영화에 출연하기 때문에 맡은 배역의 인물을 올바르게 표현할 수 없는것 같다. 배우의 평가는 미인이냐에 있지 않고 연기에 있다.
영화 감상이 올바르게 이뤄지기 시작하려면 관람자가 배우를 논할 때 연기 기준으로 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될줄 안다. 그리고 연기가 잘 되고 못된 기준은 한 배우가 자기의 개성은 완전히 없이하고 배역의 인물의 개성을 얼마나 나타내느냐에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영화 감상법은 영화를 많이 보고 관심을 갖고 연구분석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는줄로 알고있다. <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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