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랍사람 말이야?』
『네, 경찰한테 무엇이든지 고해바치는 그 사람 말이예요! 드니즈 앞에서 루이 욕을 했대요. 그래서 그 사람한테 뻐기노라고 글쎄 이 바보가 루이가 애기해준 스펭니 얘기「뚜루즈」얘기를 했대요. 그리고 루이가 가짜증명서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도 하고…』
『드니즈!』
『그 사람이 나한테「그래 난 몰랐구나. 그것 참 재미있구나! 그리고 또 어떻게됐니?」하던데 뭐. 그래서 이젠 그 사람도 루이를 존경하게 될 것라고 생각했어』
『바보!』
『에띠엔느 욕은 하지 말아! 예, 드니즈 이젠 다신 그런얘기 하지말아! 아무한테도 알겠니? (피에르의 손등이 이마에 올라갔다) 네가 차라리 아버지 돈을 훔치는 편이 낫지…하여튼 이젠 절대로 그런 얘기하면 못써요! 손수건은 이리 내놔』
루이의 고양이가 피에르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려 몸을 부빈다. 마르고 늙고 침울한 이 고양이가 바로 노인의 모습 그대로인 것 같았다. 그다지도 외고운 그….
『앙리에게 알려야지. 곧 이 얘기를 해야겠다』
피에르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빵 가게집 주인이 외상을 주지 않겠다던 날 파업은 사형선고를 받은셈이다. 식탁에 포도주가 없는 것은 참을 수 있었다. 먹을 것이 줄어드는 것도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빵이 없게 되는 것은…. 「싸니」와 그밖의「빠리」외곽지대에서는 다음 월요일 일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국민 상식의 승리」라고 떠들어댔으나 사실은 빵장수의 승리에 지나지 않았다. 하얀 대리석 탁자에 잔돈푼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 못마땅한 빵가게 마누라들은 남편을 들볶았다. 결국 5백명이나 되는 교외지대의 빵장수들은 이 정당한 파업을 실패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아! 빵장수 마누라의 용돈이 이렇게 큰희생을 요구하다니! 「싸니」와 다른 고장의 노동자들은 결국 월요일 아침에 일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마지막으로 그네들의 단결을 보여주기 위해 토요일에 소속이나 당의 구별없이「빠리」에서 모이기로 했다.
모든 교외의 노동자들이 제각기 다른 길을 통해「바스티피유」광장으로 집합하기로 되었다. 정부는 수도의 관문안에는 데모대를 들여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통고를 해왔다.
두시경「싸니」의 노동자들은 구청앞에 모였다. 경찰이 한사람 와서 만류하려고 했으나 아무 효과도 거두지 못하고 돌아갔다. 그들은「싸니」라고 쓰인 큰나무판을 들었을 뿐 깃발도 아무것도 없었다. 피에르와 앙리는 나란히 걷고 있었다. 피에르는 마드레느와 에띠엔느에게 여기에 오지않도록 일러두었다.
루이에게도 집안에 있도록 권했다.
『경찰한테 붙잡히면 귀찮게 되니까 집안에 가만히 계시오』
루이는 무서운 눈초리로 힐끗 쳐다볼뿐 피에르는 쟝을 조용한데로 끌고가서 일렀다.
『루이를 꼭 잡고 있어주게! 경찰한테 붙잡히면 안되니까…』
데모대는 경찰이 멀리 보이게 되자 더욱 걸음을 빨리했다. 검은 그림자들이 멀리서 진을 치고있다. 몇 명의 경찰관이 앞으로 나와 데모대의 앞장선 사람들과 단판을 벌였다. 경찰관이 고개를 옆으로 흔든다.
갑자기 그의 손이 높이 올라가더니 호각소리가 두세번 울렸다. 경찰대가 몰려와 곤봉을 마구 휘몰은다. 「싸니」사람들은 다시 만날 장소를 서로 외치며 흩어져갔다.
이제 그들은「싸니」네 거리에 다시모여 네 그룹으로 나누어 전진했다. 경찰도 흩어져「듀슈노와」街쪽으로 사람들을 몰아갔다.
쟝은 늙은 루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걸었다. 벌써 몇몇 사람은 경찰손을 빠져나와「빠리」쪽으로 접어 들어가고 있다.
갑자기 모터사이클을 탄 경찰 기동대가들이닥쳤다. 그들은 아무나 닥치는대로 쓰러뜨리며 마구 군중사이로 몰고 들어온다.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얻어맞았다.
길에 쓰러진 사람들이 꿈틀거린다. 기동 경찰대의 일원이 부상자를 짓밟으려고 발을 쳐드는 것이 눈에 띈다. 앙리는 왈칵 덤벼들어 그를 쓰러뜨렸다. 두사람의 대원이 동료의 위기를 구하러 달려온다. 앙리는 살짝 빠져나갔다. 루이는 나무에 기대 한숨 돌리고 있었다. 갑자기 꼬마 에띠엔느가 뛰어가는 것이 보인다. 그는 꼬마를 부르려고 했다. 꼬마는 평북한 경관쪽으로 곧장 달려간다.
『에띠엔느, 그리로 가면 안돼… 이리와!?』
꼬마가 발을 멈추고 돌아본다. 때마침 한놈이 꼬마에게 달려든다.
『죽일 놈!』
루이도 동시에 달려갔다. 이때까지 루이를 감시하고 있던 쟝이 몇초 뒤늦게 따라갔다. 그때는 벌써 몽둥이에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루이를 쟝은 두 팔에 받아안았다. 그사이에 에띠엔느는 멀리 달아날수 있었던 것이다. 쟝은 피에르와 다른 친구들을 불렀다. 그들은 늙은이를 들고「싸니」쪽으로 달려갔다. 숨을 헐덕이며 걸음을 재촉했다. 「다보」街모퉁이에 오자택시가 한대 서있었다. 운전수는 멀리서 벌어지는 광경을구경하고 있었다.
『「조라」가 28번지. 빨리 갑시다』
『여보시오. 차에 묻겠고. 못 가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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