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에 이런것이 있다. 코가 민망할 정도로 낮은 한 처녀가『어떻게 하면 코가 날씬해질 수 있을까』하며 밤낮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하루 밤에는 인자한 노인이 나타나『그대 소원이 뭐요』하고 물었다. 그 처녀가『세상에서 코가 제일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하자 뜻밖에도 노인은『그대 소원이 지금부터 이루어지도록 하겠소!』하는게 아닌가? 꿈이냐 생시냐를 되뇌이며 하루 이틀을 지내보니 정말 코가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다. 기뻐서 어쩔줄을 모르는 사이에 세월은 흘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높아지기 시작한 코는 얼굴의 균형을 무시하고 커지기만 했다. 고민하던 처녀는 마침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렸다고 한다. 비극이다.
물질의 가치를 교회가 인정한다고 해서 성당에 다니면 반드시 사업이 잘되리라 믿고 더러는 그 길로 성공하는 예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흔히 말하기를『성모님께서 도우시니 모든 것이 잘(?)되더라』며 자기가 은총속에 살고있음을 자랑한다.
그러나 인간의 재산에는 눈에 보이는 것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하느님에게 의탁하는 자세는 지극히 물질적이라고 아니 고백할 수 없다. 약한 인간이다.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보지 않고 만지지 않고는 믿지 못하겠다는 토마 사도의 고집을 부드럽게 타이르신다.
『그래 만져봐라, 그리고 믿거라. 그렇지만 인간이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려면 그 행복이 얼마나 큰지 못알아 듣더라도 믿어야 한다.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행복은 너희들 인간의 지능지수로는 잴수 없기 때문이란다. 나도 너의 심정을 잘 안다. 그러나 내 말을 무조건 믿어 보려므나! 그렇게 하면 다시는 비극이 없어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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