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복음의 씨가 떨어진지도 어언 200년! 그간 많은 선교사들과 순교자들 그리고 이들의 얼을 이어받은 봉사자들에 의해서 그 씨는 자라왔다. 그리고 지금도 겨자씨만한 믿음을 가진 신우들에 의해서 교회는 생성하고 있다. 하느님 나라의 건설과 발전이 우리들의 기도와 성의에 정비례함은 취언을 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복잡한 형세에 처해있는 교회가 한층 더 큰 발전을 이루고 구원의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다.
현대감각에 적응하고 쇄신하기 위해서 교회가 연구해야할 여러가지 숙제가 첩첩이 쌓여있다고 본다. 교회가 연구하고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점중에서 필자는 가장 근본적이고 긴급한 문제 몇가지를 들추어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성직자들은 정력을 다하여 신자들의 믿음에 대한 재교육을 실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소위 열심하다고 하는 신자들이 성당안에서 일정한 시간에만 기도를 드리는가 하면 하느님과의 일치생활이 종교의 중요한 교리임을 망각하고있는 실정이다. 이 시점에서 교회가 구원의 학교라고 한다면 신자들에게 가장 근본이 되는 문제부터 재교육을 시키고 깨우치는 방법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 신자들의 재교육은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이 평신자와의 사적ㆍ공적대화를 가져야함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신자들이 주일 미사에 참예하고 10분의 강론을 듣는것만으로는 너무나 부족하다. 만일 신부가 바빠서 신자들와 사적으로 단체적으로 면회나 교리지도를 할수 없다고 한다면 이런 그릇된 생각은 수정해야 한다. 신자들을 가르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성직자로서 과연 무슨 일이 있겠는가?
주일이나 매일 저녁(주 6일 정도) 시간은 본당 신자들과의 대화시간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제도 수녀도 인간이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하지마는 신자들과의 대화에서 오는 피로는 더욱 보람있고 위안스런 피로가 아니겠는가?그리고 신자들과의 대화는 어느 특수층의 신자들에게 제한을 해서는 안된다. 빈부의 차이가 없이 모든 이들에게 사제관의 문이 열려있어야 한다.
어떻게 찾아뵙고 대화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신자도 있다. 상식과 예의를 지키는 한 신자가 사제를 찾아가 지도를 받을 권리가 있다. 양을 위한 목자이며 미사만 드리기 위해 모셔온 제관이 아니라 구원의 말씀을 전하고 설교하기 위해서 그곳에 오신 선지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신자들은 자기 영혼 사정뿐 아니라 교회의 공리와 발전을 위해서 의견을 공손하고 용감하고 솔직히 목자에게 가서 말할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가지는 것이다. 둘때 은혜를 알고 감사할줄 아는 신자가 돼야겠다. 우리는 멀리서 많은 분들의 희생을 통하여 복음의 씨를 받아 왔다. 우리는 우리에게 전달된 복음과 은총의 가치를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 하느님을 영광과 영생의 은혜를 받고 희망차게 생활할수 있는 특전을 받았다. 하느님의 대가족에 편입된 것이다. 이 은혜를 깨닫고 감사하고 예모있는 신자가 돼야한다. 내가 받은 은혜가 그처럼 크고 고상하다는 것을 알건대 어떻게 감사의 정을 잊고 보답하고자 하는 심정이 일어나지 않을수 있겠는냐는 말이다. 받은 은혜에 대해 감사하고 보답하고 자 하는 마음가짐이 인간으로서의 예의요 예모있는 신자들이 되는 것이 바로 교회발전의 초보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앞서 간 선배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심껏 전교하고 끈덕진 노력과 희생을 드린 사실을 아는 신자가 되어야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사명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를 구원하고 하느님의 생명을 전달하기 위해 수만의 타국에서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희생을 드리고 기도를 하고 목숨까지 바친 분들이 있다. 선배들의 영웅적인 희생과 끈덕진 기도가 아니었던들 나는 지금 영생의 길에 거닐수가 있었겠는가? 선교도 교회의 발전도 저절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는 없다. 이는 너무나 무례한 사고방식이다. 하느님과 선배들의 공은을 모른다는 것은 개인의 인격도야와 신앙생활에도 큰 장애가 되어 교회발전에도 큰 지장이 될것이다. 현재 교회에 대해 우리는 불만을 털어 놓기 전에 먼저 교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님의 은공을 아는것이 얼마나 필요하겠는가? 나는 자유로 종교를 선택하고 신봉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은혜를 받았다. 그러므로 은혜를 알고 보답해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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