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신자는 교회의 운영면까지 인식해야 한다. 우리가 물직적으로 많은 혜택을 받은 사실을 잊어버린다면 인간도리에 어긋나는 것이다.
우리 교회의 터전과 건물이 어디서 온 것이며 누가 선물로 기여한 것을 망각하고 다만 우리 본당이나 단체가 그런데도 현상유지하고 있음에만 만족하고 다른 단체는 아랑곳 없다는 듯이 편안히 지내는 교회가 있다면 그는 비가톨릭적이라기보다 비인간적이며 구원의 은총을 저버리게 되는 것이다.
비인간이 종교인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구령은 말할 것도 없다고 본다. 다른 본당이나 다른 단체를 남과 같이 냉대하고 아랑곳없이 지내는 종교인(?)들이 계명중에 가장 큰 계명 즉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사랑의 계명을 실천한다고 하겠는가. 2백년 전부터 우리들이 받은 원조를 지금도 우리 교회와 우리 단체에서 유용하게 쓰고있지 않은가? 유용하게 쓰고 있다면 감사할줄 아는 인간이 되어 볼만하지 않을까? 너무나 상식적인 얘기를 강조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우리 한국의 성직자와 신자들이 직접 간접으로 받은 많은 원조를 생각하고 마음속 깊이 고마운 정을 발하지 않는한 일치도 화목도 있을 수 없다.
서로 사랑하지 못하고 화목을 못하는 하느님의 백성들(?)이 어떻게 발전을 이룰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장래를 위해서 감사할줄 아는 인간다운 교회의 단결과 발전을 위해서 우리가 받은 은혜를 알려주는 일도 대단이 중요하며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배들이 희생과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내가 오늘날 신자가 될 수 있었으며 우리 교회와 우리 학교와 우리 단체에 대지가 있고 건물이 서 있겠는가?
우리 교회의 내력과 실정을 안다면 어떻게 내 것, 네 것을 지나치게 들추고 매정하게 행동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잘못하면 하느님의 축복을 저버리는 파렴치한 신자와 그릇된 교회의 신세를 모면하지 못하고 나의 구령은 물론이요 주변의 주민들의 구령까지도 위태롭게 한다고 보는 것이다.
나 너를 막론하고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끝내 바로 잡지 못할 종교인(?)이 교회나 사회안에서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넷째 우리는 신자로서 우리 본당의 운영실정 즉 수입지출을 똑똑히 알고 우리 교구나 신학교 등 중요한 사업운영의 실정면을 아는데서 정신을 차리게 되고 반성을 하며 예의와 의무를 지키게 된다고 본다.
한국 교우는 가난하고 성의가 없다고 말하기 전에 그들이 알아야 할 내용은 먼저 가르쳐야 하겠다.
우리 교구에 매년 수백만원 수천만원을 보내주기 위해서 외국 교우들이 부자라서 쓰고남은 것을 모아서 드려온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우리도 가난하지만 협동하여 정성을 기울일때 자립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봄이 마땅할 것이다. 성직자 양성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 운영비의 거의 전액을 외국 교우들이 부담하고 있다는 것을 _ _ 신자로서 진정으로 성소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과연 몇사람이나 자기 본당과 교구와 신학교가 다년간 수십억의 원조를 받았으며 아직도 다액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많은 교우들이 이 사실을 알고있던들 오늘날 우리 교회는 더욱 발전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 본당에서 사적으로 혹은 교리 강의 통하여 이 사실을 보도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본다. 이외에도 교회가 연구해야 할 당면문제들이 많이 있다. 종교에서의 청소년의 지도와 사회참여의 구체적인 방안과 성소의 문제 또는 평신도 사도의 양성 등등이 쌓여있다.
그러나 본론에서는 처음에 언급한 바와 같이 교회의 어떤 특수한 점을 들추고 관찰하기에 앞서 더욱 근본적이고 더욱 중요한 점을 다루어 보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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