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사목자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사목」이란 용어부터 풀이해 보자.
사목의 어원
라띤말에 사목을 뜻하는 용어가 두가지 있는데 하나는 목자측에서 본 것으로서(PASTOR ALIS) 말하자면 양을 친다는 뜻이고 또 하나는 양측에서 본 것으로서(CURA ANIMARUM) 영혼이 보호를 받는다는 뜻이다. 원래 사목이란 구원을 위한 봉사를 뜻하며 이에 봉사하는 이들이 바로 사목자이다. 그런데 봉사란 말은 우리교회에서 유래된 말은 아니다. 바로「사목」이란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봉사보다는 봉치와 지도란 의미가 우세하다.
초기교회에서 사목은 도시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도시의 사목자는 주교였다. 한 도시에는 목자도 하나, 성전도 하나, 설교도 하나, 미사도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5세기부터 지방에도 교회가 생기기 시작하였고 여기에 신부가 처음으로 사목자로 부임됨으로써 본당 제도가 탄생되었다.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목하면 으레 본당사목을 가리킬 정도로 본당이 사목의 중심지가 되어버렸다.
사목의 기본적 기능
사목의 기본적 기능은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말씀의 선포와 성사집행에 있다. 성사와 동등하게 설교가 중요시되었고 이를 위해 신학이 사목에 직접 봉사하였다. 특히 초기교회는 엄격한 영세 준비제도를 통해서 세례 지원자들의 참된 회개를 꾀하였고「공개속죄」란 징계제도를 통해서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지속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사이에 수도원에서 시작된「비밀고해」제도는 엄격했던 속죄규정을 해이시켰을 뿐아니라 사목을 고백성사로 집중시키는 경향을 낳게 하였다. 사목직의 근거가 고백성사집행권에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고 고백성사를 잘 주는 사람이 곧 훌륭한 사목자가 되었다. 신학자들은 죄의 목록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고 소위 양신문제-결의론이 성행함으로써 초기교회에서와는 정반대로 사목이 신학에 봉사하게끔 되었다.
뜨리덴띤 공의회
뜨리덴띤 공의회는 사목개혁에 큰 영단을 내렸다. 주교와 본당신부에게 개혁에 필요한 여러 가지 지시를 하였고 무엇보다도 신학교 제도를 개선하였다. 그러나 중세기의 윤리중의와 율법주의와 성사주의(聖職主義)는 별로 개선되지를 못했다. 더욱이 고백성사가 완전히 중세적 양식으로 존속됨으로써 여전히 사제만이 유일한 사목자로 군림하게 되었다. 이후 교회는 계몽주의와 산업혁명시대를 거쳐 자기의 고집이 만기가 되었음을 의식하였고 현대화의 길을 택하게 되었다. 특히 제2차 바티깐 공의회 이래 사목분야에 많은 길조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면 전례개혁, 봉사주의, 하느님의 말씀의 강조신학과 사목의 상봉 등이다. 그 중에서도 특기할 것은 사목의 기본기능의 하나인 현세봉사가 재인식되었다는 점이다. 현세는 사목의 주요영역이며 따라서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성직화되었던 사목이 평신도 운동으로 번지고 그 사목적 사명이 강조되었다.
현대사목의 문제점
현대사목의 문제점의 하나는 본당이 이미 오늘의 이상적 사목장소가 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차별없고 매머드사목을 벗어나서 동일한 환경과 문제와 해결을 찾는 생활권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상적인 해결을 기다리면서 우선은 지역적 본당 원칙이 지속된다 하더라도 본당상호적인 구원봉사를 위한 공간을 용납해야 할 것이다.
이상적 사목자상
끝으로 현대의 가장 위대한 사목자의 모습은 역시 요한 23세 교황일 것이다. 그는 신학이 사목에 끼친 해악을 개탄한 나머지 자기가 신학자가 아님을 다행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사목직을 외교가나 관료로 오인하는 주교와 신부를 경고했으며「자기의 양을 하나하나 셀 수 있는 것」그것이 바로 사목자의 역할이라고 거듭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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