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새로 발간된 「은거 회상」은 문자 그대로 한 은퇴신부의 과거 수십년간 깊이 생각해서 써놓은 귀중한 원고를 정리하여 편집 출판케된 책이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선 만년에 은퇴하신 신부들의 책이 나오게 된 경우는 그리 흔치 않으리라고 본다. 더욱이 김 신부의 책은 평신자들의 순수한 은퇴신부에 대한 자그만한 성심의 결과라고 보아 퍽 의의있는 후원사업이라고 하겠다.
김동언 신부의 글은 솔직히 말해서 문필가적인 세련 또는 필치가 아닌것이 사실이나, 그와 정반대로 솔직하고 소박한 감정 표현을 통해서 더없는 감명과 교훈적인 인상을 주는데 큰매력이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두가지로 대별해 놓았다. 즉 제1부는 「신심편」으로서 성주간의 의미를 어떻게 알아들을 것인가를 진정으로 애소하면서 교훈적인 시조체로서 기술했다. 끝부문에 서술한 「동래 뒷산 치명자 무덤에서」는 김 신부의 웃대 어른들과 관련있는 내용으로 하나의 사적고증과 곁들여서 후세우리 신자들에게 명치자에 대한 경외와 기념을 잘하도록 권고하는 취지로 보인다.
그리고 제2부는 평소 느낀 바를 글로 써놓은 훌륭한 솜씨를 역시 시조체로 엮은 것이다. 「회상편」은 1931년에 쓴 귀중한 윽고를 비롯해서 최근까지의 것을 실었으나, 이외도 또 상당히 많은 옥고중 대충 선정해서 실었다. 특히 이「회상편」에서는 김 신부의 모친께 대한 사랑을 애소하는 내용은 마치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으로도 여겨진다. 범인이 느끼는 그러한 감정이 아니라 애끓는 모정을 갈망하고 있다. 또 이색적인 것은 많은 신혼 부부에게 본인들의 이름을 따서 그가 정의 평화와 행복을 염원하는 뜻으로 풀이를 한 점이다. 한시(漢詩)에 박식한 김 신부의 글을 젊은 세대에게는 난해할 듯하여 쉽게 풀이되었으나, 그래도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더러 있을것이다.
김 신부는 「자서」안에서 언급한대로 세상에 이 책을 내놓지 않겠다는 것을 뜻있는 평신자들에 의해서 출판되었다는 것은 한가닥 교훈의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평신자들이 영신서로써 훌륭한 책으로 여겨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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