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신부의 필요성
군대가 신자들의 집합체가 아닌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미 한국신부의 1할이 종군되어 군종신부단을 이루고 군대에서 사목을 하고있다. 산재해있는 극소수의 신자군인들을 위해 시골의 작은 공소에 나가듯 혹은 교도소 방문에 신부가 필요한듯 군종신부도 필요한 것이다. 본당신부가 손이 닿지 않는 신자군인들을 돌보기 위해 군복을 입은 신부가 부대마다 찾아가서 성사를 주는 일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을 위해서 군종신부가 필요하다면 더많은 사람이 기다리는 본당의 비율이유가 없을 것이며 또 그런일을 군종신부가 못다할 때는 군종신부의 의의가 없어지는 것이다. 더구나 전반적인 한국교회의 사목실정이 본당 중심적이고 울타리안의 신자를 다스리거나 미신자를 교회안으로 끌어들이기에만 전념하고 있다면 거의 비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군종신부단의 존재는 보통 말하는 좁은 의미의 사목만을 생각하는 눈에는 기형적인 것으로 밖에 될 수 없다.
군대사목의 특수성
군대사목은 특수사목이다. 오늘날 선교를 위한 사목에 특수사목이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군인이라는 특수한 신분의 사람들, 군대라는 특수사회가 복음의 정신에 살도록 하기위한 복음화의 노력이 군대사목의 사명인 것이다.
군대에 파견된 신부는 군인으로서 군인들과 함께살며 복음화 생활의 현존으로 군대의 복음화를 기하며 군대의 정신적인 지주로 군정신을 순화하며 복음화하고, 필요에 따라 성사집행으로 복음화의 완성을 기하는 것이다. 실제로 성사를 집행하고 신자를 만나는 등 신부로서의 협의의 사목의 일은 극히 적은 반면 군대사회의 예비선교를 위해 할 일이 많은것이다.
특수사목을 위한 사제단으로서의 군종신부단이 설정된지 벌써 오래지만 아직 그 특수한 사목과업을 충분히 완수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특수사목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가 없고 특수사목을 위한 교육이 없었고 특수사목을 위해 파견한 모체인 교회 전체의 관심과 지원이 없다는 것을 제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말로 교회 전체의 발전없이 특수사목만의 발전은 없을 것이며 참된쇄신으로 특수사목을 발전시켜야 교회의 발전이 있을 것이다.
본당과 군종의 관계
그런데 특수사목이라고 하지마는 그 특수사목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모른다. 신자들의 공동체에 사제로서 미사성제를 봉헌하고 성사를 집행하는 사람이 신부라고 한다면 군대에 있는 신부는 일반교회에서와 같이 신자들의 공동체를 발견하지 못한다. 신자들을 한사람 한사람 찾아서 모으고 신자들의 공동체를 만들어 교회활동을 전개하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군무에 바쁘고 많은 제약이 있을 뿐 아니라 대개의 경우 자기 교적이 있는 본당이 따로 있어 군종신부는 대용품 신부로밖에 생각지 않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더욱이 열심한 군인은 이중부담까지 느끼게 된다. 본당과 군인교회에 대한 이중의 소속감이 그것인 것이다. 한국교회의 사목구조에 있어 적어도 현시점에서 본당을 저버릴 수는 없다. 그래서 열심한 군인도 군종신부를 잠정적인 대용신부 이상으로 잘 보아주지 않는다. 대용품 신부노릇을 하는 것도 무의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 군종신부가 있을 수는 없다. 군종신부가 있는 것은 군대내에 교회활동이 있으라는 것이다. 교회활동은 신부 혼자서 할 수 없음은 물론 신부와 각 개인의 접촉만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신자들이 있어야 하고 신자들의 공동체가 있어야 하고 그 가운데에 사제로서 신부가 일하고 이 공동체가 교회활동을 하고 이 공동체를 바탕으로 신부가 할 모든 일을 하는 것이다. 신부가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바탕으로서의 공동체는 교회 전체도 될 수 있고 몇 사람의 신부가 모인 사제단도 될수 있겠고 각 본당과 같이 신자들의 공동체도 될수 있는 것이다.
소외되는 군종신부
한국의 현실에서 볼 때 군종신부는 교회 전체에 대해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는 실정이고 사제만도 원만하게 자발적인 참여로 구성되지 못했을뿐 아니라 적절한 교육이 없었고 일반적인 추세로 본당 신부식의 사제생활이 가장 적합한 것이나 군종신부는 교회활동에 필요한 하나의 핵이 될 작은 신자공동체마저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사목여건으로서 너무 불충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어느나라에서도 군종신부는 군인ㆍ군속과 그 가족들에 대한 성사 집행권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 군종신부는 아직 그러한 관할권이 부여되어 있는지 모르는 것이다. 관할권이 명확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용품신부 노릇밖에 못하고 신자공동체를 위한 구심력이 약하고 스스로 사목자로서의 신부에 대해 소외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이는 특수사목에 종사하는 군종신부가 왜 본당신부와 같이 되려고 하며 관할권이 무엇때문에 필요한지 모른다고 한다. 이론상으로는 일리있는 말이나 현실에 맞는 말은 아닐것이다. 특수사목은 특수한 조건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사목일 뿐이다. 특수한 사람들에 대한 사목은 그들로 구성되는 교회공동체 없이 이루어지라는 법이 없는것 아닌가.
조직적 지원 있어야
특수사목을 위해 무슨 준비가 있었는가? 공소를 하나 세우는데도 땅을 사고 집을 짓고 신자수를 파악하고 장래의 전망을 보는 등등 준비를 하는데 교회는 군대사목을 위해 무슨 조직적인 계획이 있었으며 얼마나 계획적인 지원이 있었는가? 아직 체계적인 군대사목은 요원한 과제인 것이다. 다만 그래도 40명의 젊은신부가 제 나름대로 선전분투하고 있는 것이 하느님 교회의 영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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