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14일은 우리민족의 고유명절 한가위 추석이다. 이에 본보는 금년 추석명절을 맞이하여 신자로서 조상제사에 임하는 자세와 가톨릭 전례에 따른 제사 양식의 모델을 소개、정겨운 명절을 맞이하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註>
제사에 임하는 신앙인의 자세
대구가톨릭대학 교수 이성배 신부는 본보 87년 10월 4일자 「조상제사와 신앙인의 마음가짐」의 기고에서 『조상제사는 형식보다 근본 뜻이 중요하다』면서 『제사는 근본적으로 효도의 한 표현이고 절차상의 조금 이상한 표현양식에 크게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이성배 신부는 『제사는 그 참된 의미를 분석해 볼 때 이교나 미신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근본을 찾고 부모와 조상에게 효도를 다하는 하나의 생활관습』이라고 지적、『가톨릭교회의「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과 연결시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성배 신부는 『신자와 비신자가 섞인 가정에서는 제사의 근본 의미를 생각하여 가장(제주)의 뜻에 따라 제사의 구체적인 절차에 불안을 느끼지 말고 참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또 이성배 신부는 『모든 가족이 신자거나 자신이 가장(제주)으로서 다른 사람들을 쉽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처지라면 구태여 유교의 절차가 아니라 천주교회의 절차가 아니라 천주교회의 절차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면서 『즉 고상 밑에 상을 마련、사진과 꽃을 놓고 촛불을 켜서 간단한 정성을 표시한 다음 가족들이 함께 모여 연도를 바치고 함께 성당에 가서 미사를 봉헌하고、식사를 한 다음 묘지에 가서는 연도로 제사의 예를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톨릭 전례에 따른 모범적 제사양식
지난 85년 한국교회사 연구소와 후원회가 공동 기획한 특별강연 「한국가톨릭 문화의 토착화-차례(茶禮)지내기」를 주제로 발표한 김수창 신부(서울ㆍ절두산 순교기념관 관장)의 제사양식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I. 준비단계=▲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고 차례지내는 방을 잘 정돈하며▲고백성사로 마음을 깨끗이 하고▲정성껏 차례상을 차리되 형식을 갖추려 하지 말고 평소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을 차리며▲차례상에는 촛불과 꽃을 놓거나 향을 피워도 좋고▲벽에는 십자고상을 걸고 그 밑에 선조의 사진을 모시며、사진이 없으면 이름을 정성스럽게 써 붙여도 좋다.
II. 미사참례=가족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선조와 후손을 위해 기도하는 자세로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추석합동미사 등에 참례、정성된 마음으로 성체를 모신다.
III. 차례예식=성호와 성가로 시작、성서봉독 (①요한14、1~4②요한15、1~12③요한17、1~26④루까2、41~52⑤마태5、1~26⑥로마9、1~18⑦로마12、1~21⑧I고린13、1~13⑨에페소5、6~20중 선택), 가장의 말씀、서열순 큰절 올리기、사도신경을 비롯 부모 자녀를 위한 기도ㆍ부부의 기도ㆍ가정을 위한 기도 봉헌、참석자의 개별기도 (신자들의 기도)봉헌、성가、주의기도 등의 순서로 기본예절을 마친 후 차례음식을 나누고 마침성호로 예식을 진행한다.
김수창 신부의 이와 같은 제사형식은 현실적으로 제사에 참례하는 가족상황과 각 본당의 미사개설 시간에 따라 미사참례와 차례예식의 순서를 바꿔 먼저 차례예식을 마친 후 전가족이 본당의 합동추석미사에 참례、조상의 천상영복과 가정의 평화와 일치를 기원하는 순서로 진행해도 무난할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