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교구설립과 함께 원주교구의 당면과제로 등장한 문제는 「평신도 재교육」이었다.
그것은 오랜세월동안 교회는 성직자가 꾸려가는 것이란 전통적 교회관에 젖어온 평신도들의 의식구조에 변화가 없이는 교구의 자립이나 통일된 사목활동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설립 당시의 교구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최선의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본바와 같이 원주교구 관할지역은 대부분 영세농어촌 광산지대로 경제적 기반이나 평신도 의식개발이 비교적 낮은 지역이었다. 예로 교구 설립시 17개 본당 가운에 경제적으로 자립한 본당은 한곳도 없었다. 원주교구가 지난 8년간 사목활동의 최대목표를 교세확장보다 「내가 곧 교회」라는 평신도 자각을 불러 일으키는 「교육」에 두어온 것은 교구 사정에 비추어보아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고 할수 있다.
설립후 약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처 67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평신도 교육」은 대략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단계는 실시된「본당 지도자 교육」이며 2단계는 79년부터 72년 중반기까지 실시된 「전례교육」3단계는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계층별 교육」이다.
1단계 지도자교육을 통해 2단계 전체 교육의 기반을 닦는 한편 69년초부터 본당 사목위원회를 구성했고 그해 말에 교구 사목위원회를 조직, 평신도 조직을 궤도위에 올려놓았다. 70년초부터 시작된 「전체교육」은 본당과 교구 사목위원회가 주최가 되어 전체 교우가 년2회씩 1박2일 동안 의무적으로 참가하는 대대적인 교육이었다. 이 기간동안 교구에서 파견된 강사진은 벽지공소까지 누비며 교구 「교육특별 위원회」가 작성한 통일교안을 토대로 「교회는 바로 여러분」이란 자각을 일으키는데 주력했다.
한편 70년8월부터 「꾸르실료」를 도입, 본당마다 의무적으로 참가자를 파견토록해 이들 「꾸르실리스따」들의 측면지원을 받아 교육의 효과를 일층 돋구어 나왔다.
원주교구 교육활동은 무엇보다 계획된 「프로그램」에 따라 통일적으로 실시 되어온데서 특성을 찾아볼수 있다.
성직자 평신도로 구성된 「교육특별 위원회」는 교구장의 사목방침에 따라 교육방향과 내용을 정립, 「통일교안」을 작성한후 강사진을 양성 파견하여 교구 신자 전체에서 통일된 내용의 교육을 실시해온 결과 교구장이 매해 발표하는 「사목지침」이 본당신부 책상에서 낮잠자는 일 따위는 찾아볼수 없게 되었다.
원주교구 교육활동중 71년부터 실시되고있는 「교환사목」을 빼놓을수 없다.
69년 조직된 본당 사목위원회에 경험과 생기를 불어 넣기위해 고안된 「교환사목」은 교구를 4개 지역으로 나누어 주일마다 지역내 본당끼리 신부와 사목위원들을 교환, 이들에게 자기본당의 사목과 운영상황을 진단케하는 방법이다.
이 특이한 사목방법은 사목면에서 성직자 평신도에게 이웃본당 사목방식에 대한 경험과 정보를 터득케하고 교육면에서 평신도의 반성과 자극을 촉구시키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1ㆍ2단계 교육을 통해 전체 신자에 대한 교육을 일단락지은 원주교구는 지난해 8월부터 청년, 부녀등 신자를 계층별로 분리하여 「계층별 교육」을 실시, 지난 12월 두 조직을 결성했다.
이같이 3단계 교육을 실시해오는 동안 원주교구는 교육을 조직으로 연장, 훈련된 신자들을 일정한 조직으로 묶어오는 작업을 병행해왔다. 결과 「사목위원회」 「청년회」 「부녀회」 등 평신도 조직은 어느 교구의 같은 조직보다 사명과 열의에 넘치고 있음을 볼수 있는데 행동을 전제로 한 「생활속에 그리스도를 찾자」는 금년도 교구 사목지침은 바로 이러한 기반 위에서 나온것이다.
여기에 발 맞추어 조직들은 지금 가난하고 억눌린 형제들속에 뛰어들어 고통을 함게 나누며 현실을 개선하는 노력속에 그리스도를 실현하는데 맡아야할 몫을 스스로 찾아 실천하고 있음을 볼수있다.
교구 사목위원회는 금년들어 생활개선을 위한 「농촌 지도자 강습회」를 4차례 개최했고 청년회는 지난 4월 같은 취지의 「청년 지도자 강습회」를 열었다.
청년회는 앞으로 어촌ㆍ광산촌ㆍ농촌실정에 맞는 강습회를 계획 개최하여 부락개발ㆍ협동조합조직ㆍ실태 조사방법 등 전문지식을 보급할 계획이다.
이같이 조직활동에 대해 교구는 일정한 활동지침을 주어 교구가 지향하는 목표에 효과적으로 참가하는 자세를 가르친다. 「청년회 활동에 관하여」라는 교구장 교서는 청년회 활동지침을 이렇게 밝히고있다. 『청년회는 저소득층과 근로계층의 생활개선과 사회정의 실현에 있어 제일 선조직자로서 근로대중에 대한 협동조직 활동의 전위대가 되어야 한다』
이 교서는 이어 청년회가 교회의 사회활동에 있어 주도세력으로 커 정의롭고 자유로운 사회건설에 매진함에 있어 형식주의ㆍ추상성ㆍ산만성ㆍ오락 위주 사고를 철저히 배격할 것을 명하고 있다.
원주교구의 평신도 교육은 계획성 위에 평신도의 자주성을 최대한 존중해 온 데서 다른 특성을 발견할수 있다.
평신도의 자주성과 기능을 존중하는 풍토의 단면은 성직자들이 평신도 강연을 진지한 모습으로 경청하는 모습에서 볼수 있으며 평신도 지도자들의 자신과 사명감에 넘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기인하고 있음을 느끼기는 어렵지 않다. <계속><健>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