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갖는 사람이 드문 지방교회사의 뿌리를 캐는 외롭고 고된 작업을 말없이 20년 가까이 바쁜 전교회장의 직무 중에서도 꾸준하게 추적해온 마백락(끌레멘스)씨가 「경상도교회와 순교자들」이란 제목으로 신국판 7백40쪽의 훌륭한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은석(隱石) 최청복 선생의 『대구천주교회사』(1952년간) 지원(志園) 김구정 선생의 『영남순교사』(1966년간) 두 책의 내용을 종합하고 그 뒤에 나온 달레의 『한국천주교회사』(상ㆍ중ㆍ하3권) 『서울교구 연보』『뮈텔일기』『드망즈 주교일기』『대구본당 백년사』 등의 사료와 관계되는 교회 밖의 문헌들을 두루 열람하는 한편 영남지방 옛 교우촌과 순교지 및 유적지 등을 샅샅이 답사한 「밭을 펜으로、땀을 잉크로」한 보고서이다.
이 책은 한국의 천주신앙 전래의 흐름 속에서 영남지방의 자연과 문화를 배경으로 신앙선조들의 복음전파 활동과 순교자들의 장한 삶의 모습과 경상도 지방 공동체가 걸어온 과정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부록으로 영남지방의 교회유적지들과 이에 관계되는 최근의 행사기록ㆍ조사보고서를 곁들였다.
특히 이 책의 출간으로 영남지방 복음전래의 기원이 10년 앞당겨지게 되었는데 이것은 영남 땅에 천주교 신자가 살기 시작한 것은 이제까지 신해(1791년)신유(1801년) 두 교난이후로 추정되었다. 새로운 발굴에 의해 한국교회 초창기 명례방 신앙집회소의 집주인 김범우(토마스) 순교자가 1785년 밀양의 단장(丹場)으로 유배되어 만어산(萬魚山)에서 우거하다가 1787년 세상을 떠나고 하동(下東)의 용전동 산에 묻힌 것이 확인됨으로써、또 순교자 서익순(요한) 서태순(베드로)의 증조부 서광수(徐光修)가 문중의 박해로 같은 시기에 추방되어 상주 배묵리로 피난하게 된 것이 밝혀짐으로써 이다.
「경상도 교회와 순교자들」은 최근까지 연구 발굴된 교회사 자료의 묵음으로 영남지역에 있는 각 교구와 본당역사 편찬에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믿는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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