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행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새벽1시가 넘곤 했으나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젊은이들의 열정은 아침과 똑같았다. 누구하나 피곤해서 쉬거나 잠을 청하는 이가 없었고, 목청껏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데 그들에겐 고유의 건전한 놀이문화 있어 보였다.
드디어 19일 저녁 교황님이 세계 젊은이들과 만나는 시간이 고조(Gozo)산 언덕에서 있었다. 높은 산위에 넓은 평지가 펼쳐진 곳이었는데 며칠 전부터 이곳에서 야영을 하는 젊은이가 수만 명은 되었다.
커다란 깃발을 만들어 들고 몰려온 본당공동체ㆍ단체 등 여러 나라 젊은이들의 수효는 거의 40만 명에 다 달았다. 여러 인종과 여러 나라의 젊은이들이 모두 대회의 주제가를 부르며 한 물결을 이루었는데, 이곳에 한국의 다른 더 많은 젊은이들이 모두 대회의 주제가를 부르며 한 물결을 이루었는데, 이곳에 한국의 다른 더 많은 젊은이들도 함께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이들이 교황님을 기다리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왔고 우리 일생에서 잊을 수없는 장면이라 생각했다. 이윽고 교황님이 도착했을 때의 기쁨과 환호는 참으로 진지한 사람이었다.
『오늘날 세상은 심각한 상대주의와 가치혼돈으로 특징 지워져 있지만 … , 오늘날 세상은 많은 시도들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특별히 젊고 용감한 사도들이 필요합니다…여러분 예수를 따르십시오. 예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 예수는 진정 완전한 길로 여러분을 이끌어 줄 것입니다… 』
힘과 용기를 주는 교황님의 강론에 모든 젊은이들이 여러 차례씩 일제히『예!』라고 대답했다.
밤늦게 서야 이 집회가 끝나고 모두들 숙소를 향해 고조산을 내려올 땐 어두운 밤의 거대한 행렬이 이어졌다. 40만 인파의 이동은 조화롭고도 질서 있는 위대한 순례자들의 발걸음이었다. 그날 숙소까지 20리를 걸었던 우리의 가슴속에도 옛 순례자들의 영혼에 사로잡힌 듯, 젊은이로서 사도적 사명을 받은 듯, 가슴속에 커다랗고 웅장한 그 무엇이 지나감을 느꼈다.
다음날 아침9시 대미사는 참으로 천상적 신비가 드러나는 미사였다. 우리 젊은이들은 나약하고 안일한 것에서 벗어나 높고 커다란 이상에 자신을 고정시키고 인류를 위해 사랑과 정의의 문화를 건설해가야 함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적어도 이제4차 세계 젊은이대회에 참석했던 젊은이들의 마음속에는 그의 일생동안 이 산치아고에서의 미사가 깊은 흔적을 남길 것임을 확신한다.
그동안 우정을 나누었던 캠프촌 젊은이들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며 우리는 다시 한국 순례단 일행과 합하기 위해 공항에 가야만 했다. 그런데 40만 인파의 분산은 교통마비를 일으켜 택시나 버스를 탈 수 없게 만들었다.
주교좌성당에서 이문희 대주교님을 만날 약속시간은 넘었고 비행장으로 가야하는데 비행기 시간을 20분 남겨놓고 경찰관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백색 경찰차를 타고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올리며 공항에 도착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도착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외국생활에 경험이 없는 우리에게는 모험의 연속이었다.
세계젊은이대회는 이렇게 해서 막을 내렸다.
말 못하는 우리에게도 깊은 형제애를 맛보게 하고, 하나인 교회는 인류의 구원임을 실감케 했다. 또 교황님은 우리의 목자이심을 모두가 재확인했다. 『교황성화의 가르침에 충실한 것을 약속드립니다.』세계 젊은이의 대표가 한 결 같이 바치는 교황님께 대한 충성이었다.
아시아 대륙을 대표하여 필리핀의 형제도 그렇게 말했다. 그것은 우리 한국의 젊은이들을 대표하여 한 말임을 전하여야 말임을 전하여야 할 책임을 느끼며 또한 우리 한국의 젊은이 모두가 교황님의 가르침을 실천할 것을 함께 다짐하고 싶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