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도시를 벗어나 시원한 산야를 바라보며 여행하노라면 들판에서 열심히 일하는 농부들이 지나가는 차에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일하다 잠깐 쉬는 동안의 다정한 모습이다. 나는 그것을 보고 느꼈다. 한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알 그대로 남을 뿐이지만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이 떠오른다. 이와 같이 인간도 자기 생명을 아끼면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의롭게 버리면 영원토록 보존할 것이다. 어릴때 읽은 구절이 생각난다. 아들을 둔 늙은 어머니가 아무도 의탁할 곳을 못찾고 양로원으로 가며 이렇게 말했다. 『한조각의 감자가 밭에 묻혀서 새싹을 낳고 새싹은 어미감자의 양분을 다 빨아먹고 무성하게 크지만 이미 땅속에서 썩어버린 한 조각의 감자는 새싹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된다고』사람들은 언짢은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언짢은 삶은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은「사는 것만」을 문제시 하지않고「어떻게」살 것인가를 문제시한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자기 삶에 대해서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전 세계를 가질지라도 불행할 것이고 많은 것을 탐내는 사람은 항상 불만을 가진다. 신이 베푸는 아주 작은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러기 때문에 매일매일 새로운 불만이 생긴다는 것은 결코 성실한 삶의 상태가 아니다. 행복은 불안의 상태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누가 공짜로 갖다주는 것도 아니다. 행복이란 개울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조_며 우리 스스로가 부단히 추구하고 노력하고 희생하는데서만 얻어지는 것이다. 한잎의 새싹을 피우기 위해서는 엄동설한의 고통을 참아야 하며, 밝은 새 아침을 맞기 위해서는 무더운 긴밤을 참아야만 한다. 마치 부활의 영광을 누리기 위해 죽음의 쓴잔을 마셔야 하듯이. 그러나 많은 사람이 행복을 추구하기는 하지만 무엇이 참다운 행복인지는 모르고 있는것 같다. 깨고나면 모든 것을 허무한 꿈과 같은 세상사에 너무 신경을 쓸 것이 아니다. 우리가 행복해지는 것은 우리의 참다운 삶을 발견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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