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입증하듯 성체대회를 겨냥한 영화상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꼬 성인의 전기를 영화화한 「프란체스꼬」가 9월 24일 서울에서 개봉된다.
가난한 자의 친구이며 평화의 상징인 프란치스꼬 성인의 생애는 지금까지 여러 각도에서 다루어진 바 있다. 우리나라에도 프란치스꼬 성인의 행적과 영화가 도입된 지 오래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점해왔다. 때문에 자칫 진부해지기 쉬운 프란치스꼬 성인의 이야기를 다시 작품화 하는 데는 기존의 것을 능가하는 신선한 접근법이 요구된다.
새로 개봉된 영화 「프란체스꼬」는 프란치스꼬의 내면세계를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해 이러한 요구들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 「프란체스꼬」는 프랑치스꼬가 죽은 뒤 그의 동료들이 생전의 프란치스꼬의 행적과 사상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탈리아 중부도시 「아씨시」에서 섬유업을 하는 부자의 아들로 태어나 무절제하고 방탕한 생활을 일삼던 프란치스꼬는 이웃도시 페루지아와의 전쟁에서 부상하고 돌아온 후 변화를 겪게 된다. 인간 이하의 환경에서 그의 삶의 고통스런 현실과 특권층의 비리를 인식하게 되며 포로생활 중 그는 우연히 낡은 성경 한권을 얻는다. 그리고 손바닥크기의 이 작은 책이 프란치스꼬와 가톨릭의 역사를 바꾸어 놓게 된다.
복음서를 통해 예수를 만난 프란치스꼬는 명예와 부를 모두 버리고 나병환자와 거지들이 모여 사는 다미아노에서 쓰러진 교회를 재건하고 그들과 함께 빵을 나누고 가난과 고통가지 나누며 살게 된다.
그를 일컬어 시회의 낙오자, 미치광이라 하던 주변사람들이 하나 둘 프란치스꼬의 가난과 나눔의 실천에 동참하게 되고 프란치스꼬는 마침내 예수의 다섯 상처를 손과 발, 가슴에 받음으로써 멀고 험한 구도의 여정에서 하느님의 응답을 얻게 된다.
이탈리아의 여류감독 릴리 아니카바니가 극본과 연출을 맡아 제작한 영화「프란체스코」는 영화전편에서 섬세하고 차분한 여성특유의 감각이 엿보이며 잘 알려지지 않은 프란치스꼬 성인의 사소한 경험을 그려냄으로써 성인이 되기까지 프란치스꼬의 고뇌와 번뇌, 신앙을 느끼게 한다.
영화「프란체스코」가 기존의 것과 비교되는 것은 이 영화가 프란치스꼬의 성성(聖性)보다는 인간적인 모습들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데 있다. 영화에서 프란치스꼬는 결코 자신의 생활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았고 교훈적인 설교를 하거나 시혜를 베푸는 자의 몸짓을 하지 않았다. 그는 철저히 자신을 낮추어 가난한 사람 그자체가 되었고 병들고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웃을 부모ㆍ형제로 알고 그 아픔을 나누는 사람이었을 뿐이다.
또한 이 영화는 자신과 가족이기주의에 빠져있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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