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와 추기경의 개회사에 이어 각국 대표들은 4개 분과로 사전에 준비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 자료는「심포지움」이 개최되기 6개월 전부터 세계 평신도 협의회가 각국 대표들에게 지방교회 안에서 이루어진 대화 중 모범되는 대화를 선택해서 그 과정ㆍ난점ㆍ해결책ㆍ결과 등을 연구해서 서면으로 보고하도록 조처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2개의 연구논문을 보냈는데 전 세계에서 37개의 논문을 보내왔었다. 그 중 4개만을 선택해서 출처를 밝히지 않고 분과토의에 붙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4개 분과로 분류
(1)본당과 교구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추진된 대화.
(2)번천하는 사회내에서 교회안에서 어떻게 대화하였는가. (교계제도와 평신도 운동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3)1개 국가 내에서의 교회제도(평신도 전국협의회 구성)를 둘러싸고 있었던 대화.
(4)한 사건을 통해 나타난 사고방식과 의견차로 벌어졌던 대화.
각 분과는 각자가 받은 문제를 토의 연구하여 전체회합에 그 결과만을 발표하도록 했다.「심포지움」을 4개 분과로 나눈 이유는 물론 대화의 방향이 4개인 면도 있겠지만「심포지움」의 진행을 4개 국어, 영어, 불어, 스페인어, 독어를 사용하였다는 이유도 들 수 있을 것 같다. 전체회합에서는 이 4개 국어를 동시에 사용하였는데, 물론 동시 통역가들의 눈부신 활동이 우리의 대화를 가능하게 해주었던 것이다.
4개 분과회의 결과를 종합했을때 나타난 것이 교회안의 대화의 현황이라고 하겠다.
교회내의 대화현황
오늘날 세계 여러나라 교회에서는 비록 정도의 차는 있다 하더라도 대화가 실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대화가 잘되고 문되는 차는 신자들의 신앙심의 깊이에 많이 매여 있다.
그래서 어떤 지방교회는 대화를 갈망하면서 더 많은 방법과 조직을 모색하는가 하면 다른지방에서는 아직도 대화가 전혀 성립되지 않아 대화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 조성이 급선무로 나타나는데도 있다. 예를 들어 남미대륙에서 파견된 대표들의 말을 들어보면『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본당과 교구 수준에서 대화를 활발히 하고 있는 곳은 없다. 아니 대화가 시작되지 않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몇 활동분자들이 있어 대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해도 대화가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발견하게 한다. 그래서 간혹 공의회 이후 그 정신을 살리고자 하는 주교들이 있어 대화를 전개하려고 하나 그들은 백성들의 무지에 부딪쳐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아직도 대화는 이르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대화에서 소외된 자
그러면 교회안에서의 대화에서 소외된 자들은 누구일까?(심포지움) 참가자들은 지적하기를 여성과 농민과 청소년과 대체로 무산계급층이라고했다.
이들은 교회내에서 아직도 피사목자로 취급되어 교회사목 활동에 책임을 맡을 수 없는 것으로 돼있어 교회안의 대화의 영역에 들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교회내에 소외된 사회층이 존재하는 원인은 선입감이라던가 구식사고방식이라던가 구식사목방식 태만 등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변화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부터 대화가 어려워졌다는 것은 누구나가 느끼는 사실이다. 그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이제 사회적인 면을 고찰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사회구조의 변화는 대화의 근본구조와 대화의 자세를 개혁하도록 요구하며 대화의 성격은 사회의 성격과 결부되어있기 때문이다. 즉 부자간의 대화와 친구간의 대화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사회는 종적사회에서 점차적으로 횡적사회로 변천되고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서로가 종속관계를 이루고 있던 농촌사회에서 평등관계를 갖는 산업과 상업사회로 발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화의 양상도 변화되고 있으니 중앙집권 중시으로 불평등하게 전개되던 대화는 평등하게 개인이나 그룹간에서 전개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시대는 더 개발된 대화를 요구하고 대화의 구조와 대화의 방법을 개혁해야할 필요성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천이 반드시 좋은 면만을 지니고 있는것은 아니나 무시하고서는 앞으로는 대화할 가능성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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