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옥씨는 훗날 딸 보나와 재회할 날을 위해 기쁘고 행복하게 봉사하며 살겠다고 말한다.
중증 뇌성마비로 태어나 굳은 신심으로 진실된 삶을 살다 세상을 떠난 딸 보나, 그리고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세례를 받은 아버지 이야기가 올해 가정선교체험 공모전 바오로사도상(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손병선, 담당 조성풍 신부)가 올해 마련한 가정선교체험 공모전에서 바오로사도상을 수상한 강선옥(리타·67·대구대교구 경산본당)씨를 만났다.
“42년간 주님과 성모님만 바라보며 살았던 아이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수상 소식에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누구보다 기뻐했을 딸이 이 자리에 없다는 것이 슬프기도 합니다.”
강선옥씨가 쓴 ‘아빠의 약속’은 지난해 하늘나라 천사가 된 딸 고(故) 남지민(보나)씨와 가족에 대한 사연이다. 딸 보나씨는 선천적 중증 장애로 42년을 누워서 지냈지만, 누구보다 신심 깊고, 활달하고, 매사에 긍정적인 딸이었다고 한다. 보나씨는 매일을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부모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자주 표현하던 딸이었다. 그랬던 보나씨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지난해 9월 11일 선종했다. 마침 그날은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었다.
“저는 처음에 보나를 생각하며 제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잘못된 생각임을 깨달았죠. 보나는 주님께서 제게 주신 은총의 십자가입니다. 소중하고 기쁘게 안고 갈 것을 다짐했어요. 한 번도 딸을 짐스럽게 생각한 적 없어요.”
착하고 생각이 깊은 보나씨에게도 해결하지 못한 걱정이 있었다고 한다. 세례받지 않으려고 한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었다. 아버지 남정우(70)씨는 절대 성당에 가지 않겠다고 할 만큼 종교에 대해 반감이 심했다. 그러나 “제가 하늘나라 가면 꼭 영세하세요”라는 딸의 유언에 남씨는 곧바로 예비신자 교리반에 들어갔고, ‘베드로’라는 세례명으로 다시 태어났다.
사실 베드로는 대구대교구 총대리 장신호 주교가 추천해준 세례명이라고 한다. 2018년 보나씨를 보러 가정방문을 온 장 주교가 ‘아버지께서 신자가 되면 사람 낚는 어부가 되면 좋겠다’는 뜻에서 추천해준 세례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