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다.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밖에 버려 사람들의 발에 밟힐 뿐이다.」 사도들에게 주신 예수님의 이 말씀은 태양처럼 천고에 빛나는 귀중한 말씀임에 틀림이 없다.
교회가 예수님의 교훈에 따라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교회의 가장 큰 책임이다.
우리교회는 어지러운 세속과는 초월하여 자신을 가꾸어가야 하는 것이 교회의 참 사명이라 할 것이다. 또한 신부들도 세속일은 세속사람들에게 맡기고 촛불처럼 자기를 희생하여 교회와 사회를 위해 봉사해야 할 것이다.
신부들이 많은 일을 하는 것도 좋으나 성무일도를 읽을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너무 분주해서도 안 될 것이다.
현대는 전문화시대이다.
정치는 정치전문가들이 하고 우리 신부들은 성직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예수님의 교훈대로 자신을 애덕의 불로 태워 희생하는 것이 교회가 맡겨준 사명이요、이것이 또한 정의구현을 위한 것이다.
우리 생활수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진리에 복종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진리에 순종할 때 만사는 순조롭게 해결되고 평화가 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진리에 순종하는 것처럼 올바른 여론에 순수하게 따를 줄 알아야 한다.
「민심은 곧 천심」「대중의 소리는 곧 하느님의 말씀」임을 잘 알고 참다운 여론이 무엇인가를 잘 식별하여 만사에 대처해야할 것이다.
올바른 여론을 잘 받아들여 이에 순응하면 서로의 심각한 갈등、무익한 논쟁、계속되는 정치적 싸움 없이도 국가정치는 순풍에 돛 달듯이 잘 될 것이며 어떤 단체든지 발전할 것이다.
우리교회의 교구나 본당도 신자들의 올바른 여론을 존중하면 큰 충돌 없이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평화를 누리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나의 개인생활에 있어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세 분이 있다. 그중 첫째 분은 나의 아버님 박봉일(베드로)이다. 철저한 신앙심으로 복음적 애덕실천에 모범을 보이셨고 선비도、양반들에게도 철저하시여 예의범절에도 엄격하셨기에 내가 가장 존경한다.
다음은 나의 대구 성 유스띠노 신학교 동기동창인 故서정길 대주교님이다.
이분을 내가 각별히 존경하는 이유는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키가 보통사람보다 크신 대인(大人)으로 판단력이 뛰어난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갖추신 분이시다.
한번 「그렇다」「아니다」하면 이분의 말씀은 태산같이 무거워 반대할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중용의도를 존중하시고 예의범절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셨다.
서 대주교님은 또한 한자리에 앉으면 그 분위기에 젖어 또다시 만나고 싶은 그런 인정 많으신 분이셨다.
또 내가 존경하는 한 분은 대구교구 교구장이셨던 故최덕홍 주교님이시다. 최 주교님은 성 유스띠노 신학교 예비과 시절에 지도 부제님으로 계셨기 때문에 이분의 고상하신 인격、사랑과 덕망에 오래 접할 수 있었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신 것이 섭섭하기만 하다.
위에서도 언급한바와 같이 대구에서 충무까지 4백리 길을 부하를 돕기 위해 비포장도로를 집 차로 두 번이나 다녀가실 만큼 자신의 정성을 쏟아주시는 그 지도자의 고귀하신 희생정신에 가탄했고 지금도 그 분을 잊지 못하고 존경하고 있다.
끝으로 문필력도 없는 나의 글을 기재하도록 허락하신 편집국장님 이하 여러 기자님들께 감사하다.
나의 글에서 본의 아닌 실언이라도 있었다면 사과를 빌고 그동안 애독해 주신 애독자 여러분께 감사인사를 드린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