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장애의 원인
어쨌든 간에 교회내에서 상호간 대화가 부진한 것은 사회적 변화에 대해서 이미 언급한바 있지만 그외에 다른 여러가지 원인들이 있어 대화를 장애한다 던가 성공적으로 전개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①교육부족
첫째로 대화의 주역을 맡은 사람들의 교육부족을 들 수 있다. 성직자나 평신자 할 것 없이 대화의 자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어 대화를 위한 교육이 시급하다.
②제도적 결함
둘째로 교회내의 대화가 부진한 이유는 적절하고 융통성 있는 제도가 없다는 것이다. 현행 교회제도는 어떤때는 대화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상하 교류가 어려운 것이 현재의 생태라고 보겠다.
③질서를 깨는 태도
셋째로는 교회에서 대화해야 할 사람들이 단체활동의 기술면을 경시하고 사회질서를 무시하는데서 오는 원인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일부 사제들이 전통적인 노소관계를 무시하거나 예의범절을 지키지 않을 때 대화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실상 이러한 태도로 인해서 좋은 뜻으로 교회에 접근해오던 사람이 낙담하고 물러서는 사례도 있었다는 것을 솔직히 시인해야 할 것이다.
④개인의 성격차
넷째는 인간 개개인의 성격의 차를 들 수 있는데 실상 서로 다른 성격을 융합케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나 대화자들은 각자의 개성을 무시하고서 대화를 할 수 없는 것이다.
⑤교회내의 계급
다섯째로 일치를 목적으로 상호간의 대화를 추진해 가야할 교회내를 고찰해보면 교회는 여러가지 계급으로 구분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평신자가 있는가 하면 교구 사제ㆍ수도사제ㆍ수도자가 있고 또 빈부의 차, 직장과 직위의 구별이 있다.
이러한 모든 차이는 형제적 일치를 모색하는 원동력이 되어야겠으나 실제로는 계급간에 상호 종속관계가 생겨 특수계급의 형성을 막지 못하는 때가 많다. 이렇게 될 때 자연적으로 대화에 끼지 못하는 무리가 교회내에 존재하게 되며 신자들 상호간의 거리는 멀어지고 마는 것이다.
⑥언어의 불완전성
여섯째로 언어(言語)라는 그 자체가 대화를 저해하고 있다. 물론 대화자들이 발표능력이 부족해서 자기의 의사발표를 못할 때 대화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언어 자체의 불완전성이다. 같은 단어가 사용하는 자와 듣는 자 사이에 달리 이해될수 있는가 하면 인간의 말은 종교의 신비와 크리스챤 신비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결함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같은 정신으로 대화하지 않을 땐 같은 말을 사용하면서도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수가 있는 것이다.
⑦사고방식의 차이
일곱째로 교회안의 대화가 부진한 이유는 사고방식의 차이이다. 교회내에 여러가지 갈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가 없는 것처럼 안일하게 생각하는 사고방식과 갈등을 무서워하고 투쟁을 회피하는 사고방식과는 서로 대화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교회내에는 용두사미격으로 그치는 열성이 많고「좋은말」만으로 만족하는 경향이 유행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화부재의 결과
이러한 이유들을 감안할 때 교회안의 대화가 부진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디. 그러나 대화가 없기 때문에 따라오는 결과는 과거에 비해서 훨씬 더 심각한 위험을 포함하고 있다. 왜냐하면 대화가 단절된 교회는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마치 일반사회에서 압박과 착취의 노예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노동자와 젊은지식층이 자신의 해방을 위해 폭력행위를 감행하는 것과 같이 교회내에서도 연쇄적 반발이 일어날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만일에 주교나 신부가 대화의 단절로서 열심한 평신도들의 난관을 무릅쓰고 실천하는 사도적노력과 그 정신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버림받고 비난받는줄로 생각하고 비난의 이유를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그들중 많은 사람들은 불정과 가난한 형제들에 대한 복음적 사랑의 관계를 생각하고 지상사명에만 헌신하게 되며 따라서 교회를 이탈하게 되는 수가 있다.
그러나 더욱 비참한 것은 오늘날 주교나 신부가 사랑하던 자녀들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슬픈 생각을 하고 있다는 그것이다. 오늘날에 와서 교회를 이탈하고 냉담하는 자가 많다고 우리는 한탄하고 있는데 실상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 해결이 지연되면 자연적으로 사람은 무관심해지기 마련이며 무관심은 신앙의 원수라고해도 과언이 아닌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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