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성사인 성찬례를 통해 나눔과 일치의 신비를 드러내는 역사적인 제44차 서울세계성체대회의 핵심행사인 장엄미사가 대회마지막 날인 10월 8일 오전 10시30분 여의도 광장에서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주례하고 각국에서 온 주교단과 사제단이 공동으로 집전한 가운데 성대히 봉헌됐다.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를 주제로 지난 10월 4일 개막과 함께 기도회, 학술심포지엄, 젊은이 성찬제 등 각종 행사가 다양하게 펼쳐진 이번 성체대회에서 피날레를 장식한 이날 장엄미사에는 전세계 1백8개국에서 온 2백여 명의 주교단 및 2천여 명의 사제단과 65만 명의 국내외 신자들이 참례, 성체 안에 하나되어 그리스도를 찬미하고 성체신비의 생활화를 다짐했다.
이날 장엄미사는 새벽 4시 경부터 7시까지 열차와 전세버스 편으로 도착한 전국 14개 교구 신자들이 질서정연하게 정해진 구역에 입장하면서 막이 올랐는데 참례자들은 성체대회 공식 기도문과 성가 등을 부르며 장엄미사를 봉헌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와 신앙적인 자세를 가다듬었다.
오전 8시 각국 교회에서 온 대표단과 한국교회의 신자들이 각각 대륙별 교구별로 소개가 된데 이어 9시 주교단과 사제단의 입장을 마지막으로 미사 준비는 끝나고 10시10분 교황의 등단과 함께 본 미사가 시작됐다.
이날 미사 중 김수환 추기경은 교황 환영사를 통해 『성체대회를 계기로 다시금 우리를 방문하여 주어 감사하다』며 인사말을 하고 『우리를 격려하여 주시고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평화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축복해 달라』고 간청했다.
이어 김 추기경은 북한신자들이 참석하지 못한 안타까운 심정을 교황에게 토로하고 『만약 그들이 왔더라면 우리 국민의 환영뿐 아니라 교황성하도 그들을 껴안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 요한바오로2세는 미사 중 나눔과 일치의 표지이며 하느님과 인간과의 화해와 구원의 성사인 성찬례의 의의에 대한 강론을 했다.
교황은 강론 서두에 『한국교회 1백3위 순교자 시성식을 위하여 한국을 처음 방문한지 5년 만에 제 44차 세계성체대회의 폐막미사를 거행할 수 있게 된 은총을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말을 했다.
「빵은 하나이고 비록 우리가 여럿이지만 모두 한 몸」이라는 고린토 전서의 구절을 인용한 교황은 『성도들의 일치는 그리스도 안에 가장 깊은 근원이 있으며, 성찬례 안에 가장 충만한 성사적 표현이 있다』 고 말했다.
교황은 또 『온 교회가 오늘 여기에 있음은 성체 안의 그리스도께 영광을 드리기 위함과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듣고 생명의 빵을 나누는 교회의 경험을 깊게 하기 위함』 이라고 장엄미사의 의의를 밝혔다.
이어 교황은 『오늘날 세계는 인류를 서로 증오와 분열로 담장을 쌓고 있다』면서 분단된 한민족이 상징적인 존재라고 말하고 『그리스도의 빠스카 신비가 모든 악과 분열을 극복하는 생명과 사랑을 실현한다』 고 천명했다.
한편 교황은 제45차 세계성체대회는 스페인 주교단 요청을 받아들여 스페인의 「세빌리아」에서 개최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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