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를 위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명제가 뚜렷하게 부각되는 지역, 남미의 에콰도르. 빈곤과 무지와 폭력이 만연한 가운데 영양실조와 비위생적 환경으로 죽음과 맞닥뜨리는 그곳에 한국 가톨릭의사협회(회장ㆍ박용휘)가 의료팀을 파견했다.
복음적 실천과 의료선교를 위해 지난 8월일부터 28일까지 에콰도르 콰야스주 꽈야낄대교구 빨말본당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중앙의료원 김중호 신부ㆍ강남성모병원 박성학 박사ㆍ중앙대의대 조승열 박사 (기생충학) 와 봉사자 김순영씨가 의료사업을 펼쳤다.
본보는 이곳에서 전개된 의료활동을 소개하며 그곳 주민들의 생활모습을 담아본다.
<편집자 註>
에콰도르는 남반부에 위치한 태평양연안 지역으로 일년 내내 무덥고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가 우기(雨期)로 약간의 비가 내리는 건조한 지역이다.
의료팀이 의료사업을 편친 꽈야낄대교구 빨말본당은 최규업(바오로 마리아)신부가 선교활동을 하는 지역으로 에콰도르 남단에 위치한 「산따엘레나」반도에 속한다.
주민들의 유일한 생활수입원은 농사나 어업에 의존, 절대빈곤 속을 헤매는 상태이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이 지역에서 농업에 종사한다는 것은 토마토나 옥수수 정도를 재배하는 것으로 생계수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어업의 경우 몇몇 부유층이 큰 배를 갖고 어부를 기용하여 돈을 버는 것으로 많은 가난한 주민들은 고기를 날라주거나 옮겨 싣는 노동력을 싸게 팔며 살아가고 있다.
태평양연안에 사는 가난한 주민들은 원시적 방법으로 그물을 쳐서 생선을 조금씩 잡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건조한 지역이 이곳에서 가장 큰 문제는 식수문제.
주민의 대다수가 흐르지 않고 거의 고여 있어 오염도가 심각한 강물을 멀리서 실어다 먹으며 위생관념이 매우 희박하여 끓여먹는 경우가 드물다.
가톨릭의사협회가 에콰도르와 인연을 처음 맺은 것은 지난 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에콰도르 빨말본당에서 선교활동을 펴고 있던 최규업(바오로 마리아) 신부ㆍ김옥(베로니까)ㆍ유스콜라스띠까 수녀 등 한국인 선교들이 86년 8월 지원요청을 해왔다.
가톨릭의사협회는 곧바로 지원계획을 수립, 국내에서 각종 의약품 약1톤 (2천만원 상당)을 수집하여 87년9월초 현지로 공수했었다. 또한 그 후로도 두 차례에 걸쳐 의약품을 보내주었다.
진료활동과 구충사업을 중심으로 한 의료팀은 진료기간 동안 빨말본당 진료소와 10여개의 공소를 순회 진료하면서 1천90명의 환자주민들을 치료하고 검사를 통한 기생충 감염 실태조사를 벌였다.
내과진료를 맡은 박성학 교수에 의하면 내호흡기 질환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가축과 함께 기거하는 생활패턴에 기인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원두막 같은 집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돼지 닭 같은 가축과 함께 기거를 하기도 하며 화장실이 별도로 마련되어있지 않아 가축의 분진이 호흡기질환 야기 시키기 쉽다.
또한 식수원이 없고 오염이 심각한 상태여서 대장아메바 등의 균의 만성잠복으로 인한 위장관 질환이 높다.
특히 3세 미만의 저항력이 없는 어린이들이 설사ㆍ이질ㆍ복통 등으로 죽어가는 예가 흔하다.
보통 한 가정에 자녀는 8~15명 가량 이며 대개 그중에서 5~6명은 어릴 때 죽어 인구문제ㆍ산아제한 등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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