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평화란 과연 무엇인가」。모든 인류가 갈망하고 염원하는 참평화이지만 그 실현은 요원하기만하다。 제44차 세계성체대회 첫날은 인류의 여망에 부응하고 참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평화의 날」로 시작됐다。 전세계인에게 평화의 사도로 추앙을 받고 있는 아씨시의 프란치스꼬 성인의 축일이기도한 이날은 비신자까지 포함한 모든 이에게 이번 성체대회의 의의와 목적을 이해시켜주는 한편 이번 성체대회의 의의가 온 세계인류에게 일치와 평화를 갈망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는 날이었다。 이날 행사는 제1부 「평화 대강연」,제2부 「평화 대기원」,제3부 「평화의 축제」등 3부로 나눠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과 역도경기장에서 진행됐다。제1부에서는 김수환 추기경과 헬더 까마라 대주교의 기조강연을 비롯 여러 증언자들이 나와 참평화의 길이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또 온 인류가 얼마나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지를 들려주면서 참평화는 화해와 일치를 통해 가능함을 확인시켜 주었다。 또 제2부에서는 10개 종단의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평화를 기원했으며, 제3부에서는 「용서」와 「화해」를 주제로 한 종합예술을 통해 평화의 축제를 벌였다.
<특별취재반>
「그리스도우리의 평화」를 주제로 한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가 10월 4일 오전 10시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평화의 날 행사1부 「평화 대강연회」개최를 필두로 성대히 막을 올렸다。
세계 성체대회 공식일정 중 첫 행사로 열린 이날 대강연회서는 김수환 추기경과 까마라 대주교가 「참평화의 길」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한데 이어 「광주」 유족회장 전계량씨와 히로시마 원폭피해자 하세가와 신부 등 전쟁과 공해、고문 등 반평화적 요소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호소、「평화에의 갈망」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교황특사 에체가라이 추기경을 비롯한 전세계 고위성직자 1백여 명과 국내외 성직ㆍ수도자 및 평신도 1만5천여 명이 참석、대성황을 이뤘다。
김수환 추기경은 이날 평화의 날 개회인사 및 대회취지연설을 겸한 기조강연에서 「지금의 세계는 외견상 미ㆍ소 양진영 사이에 화해의 분위기가 싹트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만으로는 평화의 길을 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고 말하고 「이는 세계 모든 나라들이 군비축소보다는 군비증강에 더 힘을 쓰고 핵무기 개발에 더 주력하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김 추기경은 군비증강과 함께 이를 생산해내는 중화학공업의 대기오염 등 환경파괴 역시 인간과 환경을 심각히 위협하고 있다면서 케네디 대통령의 말을 인용、「인류가 전쟁에 종지부를 찍지 않으면 전쟁이 인류에 종지부를 찍는다」고 핵전쟁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어 김 추기경은 「우리 모두가 평화를 갈망하면서도 평화가 없는 것은 서로 나눌 줄 모르며、궁극적으로는 서로 사랑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 지적하고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참으로 살 줄 알고、따라서 모든 사람을 형제로 받아들이고 나눌 줄 안다면 우리는 분명히 참 평화를 누리며 마침내 빈부 격차와 조국통일도 이루어 온세계 평화의 역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추기경에 이어 강연에 나선 까마라 대주교는 「핵무기를 비롯한 군비증강에 소요되는 비용은 온세상의 빈곤과 역경을 해결하고도 남는 것」이라 말하고 오늘날 산업발전 역시 가진 나라와 못가진 나라간의 빈부격차만 넓혀 놓았다며 군비증강과 산업발전을 통해 평화를 꾀하려는 세태를 비난했다。
이어 까마라 대주교는 「진정한 평화를 바란다면 그리스도의 평화를 살아야한다」며 「제1세계、2세계、3세계 등을 구별 말고 똑같은 그리스도를 모시고 하나인 세계에 하나의 가족으로 향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어 열린 평화에의 갈망을 호소하는 행사에서 △공해추방(박길래씨) △원폭위험경계(일본인ㆍ하세가와 신부) △마약퇴치(강태오도라 수녀) △광주화해(전계량씨) △테러극복 (콜롬비아인ㆍ우르따도) △분단의 고통(안동교구 김재문 신부) △전쟁과 평화(베트남 난민 정착자ㆍ린 기터) 등을 주제로 국내외 신자들이 호소문을 낭독했다。
콜롬비아에서 테러로 인해 인권변호사인 오빠의 희생을 경험한 우르따도씨는 「하느님 사랑만이 가장 효과적인 복수」라며 사랑을 강조했다고、광주「5ㆍ18」유족회 전계량씨는 「많은 국민들이 광주학살의 진상규명과 책임을 요구해왔으나 가해자들은 정권안보에 집착、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말하고 「우리로 하여금 죄과는 미워하되 그들을 사랑하게 하시고 그들이 회개하도록 이끌어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한편 이날 행사 중 계획된 북한신자들의 강연은 10월 4일 현재까지 이들이 오지 않아 무산됐다。 참석자들은 사회자의 제의에 따라 잠시 동안 북한신자와 북한동포들을 위한 기도를 바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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