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이 없기를」「다시는 숨 막히는 억눌림이 없기를」. 용서와 화해 나눔과 일치를 향한 작은 소망들을 하나로 묶은 「평화기원 축제」가 10월 4일 오후 6시30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쳤다. 평화의 날 제3부 행사로 마련된 평화기원 축제는 고통과 질곡의 역사로 점철된 이 한반도에 참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하고 아울러 참평화가 온누리에 퍼져나가기를 염원하면서 「평화와 민족화해를 위한 한판 대동굿」형태로 베풀어졌다.
교황특사 에체가라이 추기경, 헬더 까마라 대주교 및 제44차 서울 강우일 주교, 평화의 날 특위위원장 오태순 신부를 비롯, 각국 교회의 성직자ㆍ수도자 1백여 명이 참가한 이날 축제는 노길명 교수 사회로 1만여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앞마당격인 평화의 노래 부르기와 본행사인 대동굿, 그리고 뒤풀이로 진행됐다.
이날 강우일 주교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실로 오랜 세월동안 평화를 잃고 어두운 역사를 살아왔다』고 전제 하고 『평화를 저해하는 요인을 바로 우리에게서 찾아 고발에 앞서 스스로 통회하면서 용서와 화해와 일치를 추구하자』고 당부했다.
화홰와 일치를 기원하고 이시대의 평화의 의미를 조명하는 평화기원 축제는 민족적 음악ㆍ무용ㆍ영상ㆍ시ㆍ극이 어우러지는 총체극형식의 대동굿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평화의 날 특별위원회가 모든 이들에게 평화를 기원하는 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꾸민 이 「평화의 민족화해를 이룬 한판 대동굿」은 민중문화 일세대인 임진택씨의 연출로 진행됐다.
총7백여 명의 출연진이 등장, 모든 반평화ㆍ반통일을 지양하고 죽음을 살려내며 민족의 통일과 화해와 일치 속에서 한반도 및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이 대동굿은 천지창조 및 민족의 한 처음인 제천의식에서 동학농민전쟁ㆍ한일 국치와 해방ㆍ분단과 전쟁ㆍ그리고 광주ㆍ6월 민주대장정 등 오늘에 이르는 질곡의 역사 속에서의 민중운동을 그려냈다.
이날 평화의 축제는 전례의 토착화라는 차원에서 긍정적 평가와 함께 세계적인 평화라는 차원까지 제시하지 못한 국수적인 분위기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함께 제시되기도 했다.
또한 이날 공연은 마이크ㆍ엠프 시설의 미비로 대사전달이 어려워 대부분의 관객들이 그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신명나는 우리 소리와 가락이 어우러진 이번 공연은 막의 흐름이 느리고 진부하다는 평에도 불구, 일부 젊은층들에는 높은 호응을 얻었으며 김영동씨가 이끈 국악관현악단의 음악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평화의 노래 부르기는 「평화의기도」를 작곡, 노래한 인기가수 송창식씨가 특별출연하여 관객과 함께 「평화의 기도」를 부르며 평화의 축제 분위기를 이끌었고 훼꼴라레 국제 여성음악그룹인「젠베르데」가 일치와 평화를 주제로 공연, 다양성 안에서도 조화된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이날 축제를 지켜본 최충권(요셉)씨는 『전반적으로 너무 길고 지루한 느낌이었다』면서 『세계성체대회라는 커다란 의미가 배제되고 한국의 상황에만 너무 몰입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경우 내용전달이 어려웠지만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한 안젤리나 리키도(미국)씨는 『공연진행이 압축적으로 진행되었으면 더욱 흥미로웠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공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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