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에 대한 교회의 사목적 배려가 더 이상 특수사목으로 머물 것이 아니라 교회공동체의 일차적이고 본질적인 사목이 돼야한다는 소리가 강하게 제기됐다。
10월 6일 오전 10시 가톨릭의대 마리아홀에서 열린 「이웃과의 만남과 나눔」행사는 「가난한 이들의 교회되기 위하여」라는 제목의 현장체험 공동선언문을 통해 현대사회 안에서 교회의 역할과 가난한 이들에 대한 교회의 사목적 방향을 제시했다。
이 선언문은 『가난한 이들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는 교회가 일차적으로 끌어 안아야할 사목적 가치』라고 천명하고 지역사회의 인간화를 위한 다양한 의식계발 프로그램이 교구나 본당의 중요한 사목적 관심 속에서 활용되길 희망했다。
이날 행사는 도시빈민ㆍ노동자ㆍ농민ㆍ장애자들과 각 본당신자 등 8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체험에 다녀온 체험자들의 발표、현장분석보고·「가난한 이들과 함께」강의ㆍ참회전례ㆍ공동선언문 발표에 이어 신명나는 한마당 잔치가 오후 6시까지 계속됐다。
이 자리에는 케냐의 미카엘 오퉁가 추기경과 지학순 주교·강우일 주교 등도 참여、가난한 이들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이날 행사를 위해 작년 11월부터 지난 8월까지 10개월 동안 도시빈민·농촌·노동·사회복지 등 4개 분야별로 짧게는 3박4일、길게는 한 달간씩 실시된 현장생활체험에는 예상 숫자보다 적은 평신도·수도자 3백96명이 참가、가난한 이들의 삶을 피부로 느꼈다。
현장체험자들은 4개 분야별 현장체험발표를 통해 『짧은 시간의 체험이었지만 가난한 이들의 실체를 보고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파악、보다 확실하고 실천적인 삶의 길을 찾게 됐다』고 입을 모으고 현장체험 프로그램이 성체대회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길 희망했다。
또 가난한 이들의 문제가 그들만의 잘못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모순 때문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 현장체험자들은 중산층화 된 교회도 그들에게 무관심했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교회는 결코 가난한 이를 위해 일시적 자선을 베풀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자리에 서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장종사자들은 소외된 삶의 현장의 실태를 분석 보고、얼마나 많은 이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지 알려주고 과연 이런 현실 속에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게 해주었다。
가난한 이들의 삶을 담은 슬라이드상영에 이어 참회전례서 참가자들은 인간답게 살려는 가난한 이들의 외침에 우리는 귀 막고 있지 않았는지 반성하고、그리스도는 가난한 이를 위해 오셨으나 우리 교회는 그와 반대로 부유해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가난한 이에게 더욱 가까이 갈 것을 결심했다。
정호경 신부(안동교구 합창본당주임)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가난했던 시절의 체험과 가난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은총이었다』면서 『가난한 이들과 한께 하지 않으면 눈이 멀고 귀가 먹어 진실을 보고 들을 수 없다』고 단언하고、아울러 하느님나라 운동은 인간 변혁과 사회변혁운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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