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난한 이들의 외침에 얼마나 귀 기울였는가, 불신과 이념의 대립 속에서 평화와 일치를 향해 얼마나 어떻게 노력해왔는가.
세계성체대회 3일째인 10월 6일은 「회심의 날」. 십자가 수난의 날인 이날, 신자들은 나눔과 일치ㆍ평화를 저해하는 개인적ㆍ사회적 요소들을 성찰하며 참회하고 기도했다. 이날 행사는 참된 평화와 화해를 이루기 위해 사랑과 일치를 저해하는 불의한 요소들을 고찰한 강연회「세계평화와 교회」와 「그리스도교적 관점에서 본 한반도의 평화」심포지엄이 열렸다. 또 가난한 이들과 일치를 이루기 위해 가난한 이의 삶에 동참하는 현장생활체험 내용으로 「이웃과의 만남과 나눔」행사가 열렸고 젠베르데의 공연에 이어 「참회예절과 철야기도회」가 7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특별취재반>
제44차 세계성체대회 기념 심포지엄중 하나인 「그리스도교 관점에서 본 한반도 평화」가 10월 6일에 오전 9시 올림픽공원내 올림픽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세계성체대회준비위원회의 위촉으로 통일사목연구소(소장·김성태 신부)가 주최한 이 심포지엄은 교회의 공식적인 큰 행사에서 한반도 갈등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는 「분단」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또 통일문제에 관한 그동안의 목소리를 수렴、교회내의 통일문제 시각을 정립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계의 관심을 모았다。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평화」의 올바른 개념정립을 시도하고 평화에 대한 역동적인 개념과 사회구조적인 차원을 설명하면서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 정착에 있어서의 한국교회의 역할과 방안을 모색했다。
또 참석자들은 대체적으로 『8ㆍ15해방이후 지금까지 천주교ㆍ개신교 등 기독교가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기여한 바는 극히 미미하다』고 지적하고 『복음적인 시각을 겸비한 올바른 통일논의가 교회 안에서 활성화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이견을 개진했다。
북한선교위원회 위원장 이동호 아빠스와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를 비록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심포지엄은 제1부 개회식과 기조강연、제2부 주제발표 및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오경환 신부 (가톨릭대교수)는 「성서와 교회의 평화관」이란 주제의 기조강연을 통해 『성서의 가장 근원적인 평화 개념은 하느님의 일치와 화해이지만 이에 상응하는 만큼 지상의 평화、집단과 국가 간의 평화 개념도 중시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현대적인 의미로 해석하면 평화는 정의의 실현』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신부는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민족의 통일에 힘쓰기 보다는 반대로 분단과 고착화에 어느 정도 협조하고 기여한 과거를 솔직하게 시인해야 한다』면서 『교회는 이웃을 사랑하고 평화롭게 살라는 성서의 요청을 바로 남북통일과 민족의 화해를 위해 노력하라는 요청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2부 주제발표 시간에 첫 발표자로 나선 조광 교수(고려대)는 「분단의 역사와 한국교회」라는 주제논문을 통해 『교회의 통일론은 뚜렷하게 공표되지는 않았지만 교회내 매체들의 역사적 자료와 여러 자료를 검토할 때 정부의 통일론을 비판 없이 지지 성원하는 입장을 보여왔다』고 비판하고 『최근 교회내의 진보단체 및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성향에서 탈피、정부보다 한발 앞선 통일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교수는 또 『교회가 민족의 십자가를 함께 져나가기 위해서는 통일신학을 정립하고 통일운동에 참여하는 한편 자주적이며 자기희생적 투신이 요청된다』고 밝혔다。
이어서 임용순 교수(성균관대)는 「한반도 평화의 현실」이란 주제발표에서 『자국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열강들이 제국주의를 탈피하는 최근의 경향을 볼 때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적 기류가 증대되고 있지만 남북한의 자체적인 문제로 인해 전쟁 발발의 내재위험은 있다』고 전망했다。
「평화의 복음과 한반도의 통일」이란 주제로 마지막 주제발표에 나선 이삼열 교수(숭실대)는 『인간의 삶을 희생시키며 소회시키는 빈곤이나 차별·억압·예속과 같은 구조적인 폭력들을 없게 하는 것이 곧 평화를 만드는 일』이라며 『우리의 삶을 왜곡되게 하는 분단을 극복、통일을 위해 투신해야 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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